KBS·MBC·SBS 등 지상파방송 3사가 최근 ‘SBS의 올림픽 중계권 독점’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배분 부담금, 타매체에 대한 재판매, 대행 수수료 등이 협상 쟁점으로 떠올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방송 3사 대표는 지난 7일 사안을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각사 기획담당임원을 창구로 해 협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 이후 KBS의 윤덕수 정책기획센터장, MBC의 정흥보 기획이사, SBS의 이남기 기획본부장이 방송협회에서 만나는 등 지속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 결과는 특히 올림픽 중계권뿐만 아니라, SBS가 거의 확보하는 절차를 마친 월드컵 독점 중계권 문제를 푸는 준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SBS 측은 “경제적 이득을 취할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으며 올림픽 중계권을 다른 방송사에 재분배한다는 원칙”이라며 “3사 간 밀고 당기기를 통해 타협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SBS는 자회사 SBS인터내셔널을 통해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2016년 하계올림픽까지 4개 올림픽 대회의 중계권을 7250만달러에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는 남북 동시 중계권과 DMB·인터넷·위성방송·케이블TV 등의 중계권도 포함돼 있다.
3사 간 협상 쟁점은 우선 배분을 위한 부담금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것. KBS와 MBC는 당초 3사 공동 창구인 코리아풀이 6200만달러에 중계권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상치보다 늘어난 판권료 950만달러를 일단 SBS가 부담한 후 나머지를 균등 분할해야한다는 주장. SBS는 3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나눠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다른 매체에 대한 재판매에 대해서도 의견차가 존재한다. 즉, 케이블TV 등에 재판매하는 권한과 수익을 누가 가질지 결정해야한다.
SBS인터내셔널이 3사로부터 받을 대행 수수료도 협의 대상이다. 통상 대행 수수료는 3∼15%로서 이에 대한 부담금도 만만치 않다. KBS와 MBC는 당초 코리아풀이 계약했다면 대행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또한 SBS의 몫이란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논점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서로 연결된 문제여서 아직 각사의 입장은 명확하진 않다”며 “중계권료를 누가 얼마만큼 부담할지가 정해지면 나머지 문제는 공평분배 원칙아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위의 김정태 부장은 “3사간 합의가 있다면 방송위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