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휴대폰 시장이 초슬림폰 경쟁 2라운드에 본격 돌입했다. LG전자의 ‘초콜릿폰’과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에 이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모토로라 ‘레이저’의 후속모델 ‘크레이저’<사진>가 최근 홍콩에서 선을 보인 것이다.
‘크레이저’의 출시는 특히 그동안 부진을 딛고 8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한국 휴대폰 빅3의 4분기 이후 실적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지목되고 있어 판매 결과가 주목된다.
홍콩의 스마톤-보다폰을 통해 선보인 크레이저는 레이저와 같은 초슬림형 디자인에다 LG전자의 초콜릿폰에 채용돼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터치패드 기능 등을 채택했다. 판매가격은 장기 약정시 408달러, 약정 없이 단말기만 구입할 경우 421달러에 책정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크레이저가 기존 빅히트 모델인 레이저의 디자인 컨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상대적인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가격이 예상 외로 높다는 소비자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측도 지난 상반기 레이저에 내줬던 초슬림폰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이후 전략상품으로 개발한 ‘E900’을 비롯 ‘D900’ ‘D830’ ‘X820’ 등 울트라에디션 시리즈 판매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도 유럽통화방식(GSM)기반의 오픈마켓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초콜릿폰 출시 국가를 단계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신영증권의 이가근 연구원은 “크레이저가 한국 휴대폰 기업들의 희비를 엇가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크레이저가 예상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1년 11%로 떨어졌던 모토로라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4년에는 18.6%, 2006년 상반기에는 20%로 상승했다. 이기간동안 레이저는 세계적으로 5000만대 이상이 팔린 빅히트 모델이 됐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은 이 기간동안 레이저가 일으킨 초슬림폰 열풍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가격경쟁에서도 고전하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