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중소통신장비업체 `텔릿` 코리안 드림 속도 낸다

伊중소통신장비업체 `텔릿` 코리안 드림 속도 낸다

 매출 1억달러대의 이탈리아 중소 통신장비업체인 텔릿의 ‘코리안 드림’이 시작됐다.

 최근 한국의 벨웨이브로부터 2세대 북미통화방식(CDMA)단말 사업부문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한국을 CDMA, 나아가 3세대이동통신(WCDMA)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또 그동안 기반이 전혀 없던 아시아태평양의 마케팅 본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때마침 한국 거점이 될 한국법인 텔릿와이어리스솔루션즈(대표 강순규·사진)는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창립식을 갖고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법인은 벨웨이브 CDMA사업부문이 모체이다.

 텔릿이 텔릿와이어리스솔루션즈를 통해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한 금액은 벨웨이브 인수대금(지분 75%, 650만달러) 등 현재까지 최소 1000만 달러 이상이다. 조만간 이 정도 금액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텔릿의 이 같은 적극적인 한국 투자는 매출 수십억 달러의 다국적기업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게 사실.

 텔릿의 기업 규모로 볼 때 이번 한국 투자는 사실상 ‘올인’에 가깝다. 텔릿와이어리스솔루션즈에는 팬택계열 출신의 강순규 사장 등 직원도 벌써 50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70% 가량이 연구개발인력으로 채워졌다.

 지난 86년 설립돼 창립 20주년을 맞은 텔릿 본사는 유럽통화방식(GSM) 단말·모듈 및 휴대폰 완제품 생산 전문 업체이다. 그동안 팬택계열 등으로부터 GSM 방식으로 휴대폰을 공급받아 유통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기업용 이동통신 모듈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한국투자도 사업부문을 CDMA 모듈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한편 텔릿이 인수한 벨웨이브 CDMA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 본사 매출의 25%에 해당한다. 텔릿 측은 내년 한국법인의 매출목표를 500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다. 강순규 텔릿와이어리스솔루션즈 사장은 “내수시장에서의 매출보다는 일본·중국·호주·동남아 등에서 신규 매출원을 만들어 내면 500억원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수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또 “한국의 PDA 제조업체에 GSM모듈을 공급해 수출을 돕는 한편 통신사업자들과도 협력해 기업 시장에서의 새로운 CDMA모듈 수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법인의 향후 위상에 대해 강순규 사장은 “한국은 단순 지사가 아니라 이탈리아 본사와 미국 법인과 함께 3개 지역의 한 축을 구성할 곳”이라며 “WCDMA를 통해 이탈리아 본사보다 더 중요한 연구개발 거점으로 육성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