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과학과 친해지기

[현장에서]과학과 친해지기

 아리랑 2호를 실은 발사체가 하늘로 솟구친다. TV화면에 ‘발사성공’이라는 자막이 깜빡거리고 앵커들은 과학기술의 쾌거를 전한다.

 “그런데 위성에 장착됐다는 1m급 카메라가 뭐지?” 대학을 갓 들어간 동생의 질문. “가로세로 1m를 점으로 표시할 수 있어 한강변의 자동차 종류까지 식별하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의미해.”

“어디에 쓰이지.” 이번엔 언니의 궁금증. “자연재해 감시, 3차원 지도제작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다목적 실용위성이야.”

 아버지의 마무리 멘트. “역시 과학기술부 직원은 다르군.”

 나는 물리와 화학이라면 한숨부터 나오는 전형적인 ‘문과인(人)’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가장 기뻤던 일은 과학교과서를 더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과학’은 나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년 전 과기부 특채 공고를 보고 별 기대 않고 시험을 치렀는데 덜컥 붙어버렸다. “제가 합격한 이유가 뭔가요?”라고 반문했을 정도로 의외의 결과였다.

 얼떨결에 시작한 과기부 생활.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 기초연구, 원천기술…. 낯선 세계가 펼쳐졌다. 100번 읽으면 그 뜻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기술 정책이 무엇인지, 왜 과학기술이 중요한지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한마디로 과학과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떠 잠자리에 들기까지 공기처럼 과학을 소비하고 향유한다. 치약·교통카드 같은 생필품에서부터 원자력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일상을 편리하게 해 주는 모든 것이 과학기술에서 비롯된다.

 ‘과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의 일상과 주변이 모두 과학 전시회이자 박람회장임을 알 수 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도 과학기술의 힘이다. 내게 아직까지는 낯선 과학기술. 그러나 나처럼 과학과 친해지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생기도록 더 많이 노력하며 과학 대중화의 기수임을 자처하련다. 누구, 아리랑 2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

◇허인서 과학기술부 정책홍보담당관실 주사 huhis@mos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