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계열 편의점 유통회사인 세븐일레븐과 이동통신사들이 ‘공짜 휴대폰’ 마케팅을 벌여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보조금 규제를 어기고 공짜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데다 정작 가입 신청자에게 휴대폰도 공급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7∼8월 두갈간 수차례에 걸쳐 각 점포를 통해 SK텔레콤과 KTF의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공짜폰 제공 이벤트를 벌였다. 2년 의무 사용을 조건으로 가입비만 내면 공짜로 지상파DMB폰을 제공하는 행사라 많은 소비자들이 가입을 신청했다. 문제는 이번 행사가 정부의 보조금 규제를 어긴 행사인데다 가입을 신청한 지 2개월이 지났음에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 휴대폰 조차 공급하지 못한 것. 신청자들은 세븐일레븐을 비롯, SK텔레콤·KTF 등에 항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명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번 사태는 세븐일레븐 측이 단말기 조달 문제를 확정하지 않은채 무리하게 가입자 모집에 나선게 원인으로 지적됐다. 가입신청서부터 확보하고 이통사의 지역센터나 대리점과 접촉했으나 원활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
이동통신사의 지역센터와 대리점도 원성을 듣고 있다. 중간 유통상이 대량의 가입신청서를 확보해 판촉을 제안하자 휴대폰을 공짜로 제공하는게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 그러나 신청자 상당수가 합법적인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대상인데다 예상 보다 신청자가 늘면서 행사 참여를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중간 도매상의 제안을 받고 용산의 일부 대리점과 중부센터에서 휴대폰 100여 대를 공급했으나 신청자 상당수가 특판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발견돼 행사를 중지했다”며 “6∼7월 당시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던 상황만 믿었던 세븐일레븐과 도매상들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TF 측도 “중간 유통상이 대리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특판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행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련 세븐일레븐 측은 “행사 기획 배경 및 가입신청자 후속 처리와 관련해 사태를 파악 중”이라며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