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소프트웨어(SW) 특허 관련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유럽의회는 다음달 11, 12일 양일간 ‘유럽특허소송협약(European Patent Litigation Agreement)’의 통과 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협약은 SW특허소송과 관련된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협약안을 담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미 지난해 SW 특허법을 부결시켰으나 이 협약이 다시 표결에 부쳐지게 됨에 따라 SW특허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질 조짐이다.
SW에 특허를 부여하는 것은 대기업의 법적 비용을 증가시키고 소규모 SW기업 및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불리한 법적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유럽의 특허시스템 아래서는 SW 특허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특허사무소가 SW에 대해 특허를 관례적으로 부여하고 있는데다 이미 다수의 SW특허를 보유한 기업들이 유럽에서 특허의 자산가치를 높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어 유럽의회에서의 격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각) 유럽의회의 유럽사회당(PES)·녹색당/유럽자유연맹(Greens/EFA)·유럽단일좌파/북구녹색좌파(GUE/NGL) 등 3개 정당은 이 협약이 SW 특허법 관련 논란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3개 정당은 이날 협약이 통과될 경우 일으킬 수 있는 문제점을 적은 발의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했다. 이들 정당은 이 협약이 EU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재판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소송 비용을 증가시키며, 중소기업을 더 큰 위협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허 소유자의 이익과 더 넓은 공공의 이익 사이의 균형을 위해서는 유럽의회가 이 협약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의 녹색당 의원이자 유럽의회 의원인 에바 리히텐버거는 이 협약이 시대착오적이며 노키아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같은 몇몇 대기업들이 이를 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결된 SW특허법안과 ‘유럽특허소송협약’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런 수단들이 SW특허소송이 늘어나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소규모 기업들이 이 특허시스템에서 더 쉽게 이익을 얻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찰리 맥크리비 국내 시장 감독관은 이번 주 유럽의회에서 협약의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연설할 계획이다.
유럽의회에서 중도우파 연합그룹인 유럽국민당-유럽민주당(EPP-ED)을 비롯해 유럽자유민주주의연맹(ALDE)도 협약을 지지하고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