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자동차시장서 승부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된 IT·전자기술

 차세대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로 진화함에 따라 거대 IT업체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자동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특히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와 무선 인터넷의 확산은 주요 IT업체들의 자동차 붐에 더욱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IBM·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IBM, 스마트카 참여=IT업계의 맏형인 IBM은 최근 자동차 부품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IBM은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매그나 일렉트로닉스와 제휴해 향후 5년간 스마트 차량용 부품을 공동개발하기로 계약했다. IBM은 정지신호 앞에서 저절로 멈추고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인식하는 등 안전운전을 돕는 차세대 차량부품의 SW지원을 맡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IBM이 자동차산업에서 주요한 공급자로 자리잡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타치 하이브리드 카 급부상=히타치는 하이브리드카의 세 가지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배터리를 함께 생산하면서 쾌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미국시장에서 도요타, 혼다의 하이브리드카가 상한가를 치면서 히타치의 자동차 관련매출도 2010년까지 1조엔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히타치는 또 험한 길을 달려도 튀지 않는 차량용 HDD를 개발해서 텔레매틱스, 카PC 등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에서 중요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MS, 차량용 OS 영향력 확대=MS는 윈도 운영체제를 활용한 카내비게이션과 AV시스템의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MS가 차량용 OS로 개발한 ‘윈도 오토모티브 5.0’는 피아트의 텔레매틱스장비 ‘블루&미’에 탑재되는 등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PC, 모바일기기에 이어 자동차 시장서도 윈도OS의 우위를 구현하고 통신서비스와 결합시켜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 차량용 검색엔진 진출=구글은 혼다, 폭스바겐과 손잡고 카내비게이션에 구글어스의 3D지리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야후와 MSN도 주요 자동차업체와 정보서비스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 포털전쟁이 자동차 시장으로 옮겨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와이맥스와 같은 광대역 무선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주요 인터넷 포털의 막강한 검색능력이 차 안에서 구현될 경우 새로운 블루오션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즘 미국에서 인기 높은 위성 라디오업체 XM새털라이트와 시리우스도 전체 매출의 90%가 자동차 옵션에서 나오기 때문에 차량용 전장업체로 분류되는 실정이다.

◇인텔도 자동차에 눈독=인텔은 지난 7월 폭스바겐과 텔레매틱스 장비개발에서 제휴를 맺었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증가세에 주목하고 주요 자동차업체들과 차량용 정보기기의 표준제정과 공동개발을 추진 중이다.

◇애플, ‘차량용AV시장은 블루오션’=애플은 아이팟을 기반으로 카오디오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애플은 BMW, 벤츠, 볼보, 페라리,닛산, 마쓰다에서 나온 신차에 아이팟과 호환되는 카오디오를 장착하게 만들었다. 또한 동영상 재현이 가능한 비디오 아이팟으로 차량용 DVD를 대체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0년대에는 자동차의 가치가 배기량과 같은 기계적 스펙보다 윈도OS, 인텔칩, 구글검색, IBM의 지능형 운전시스템 등 IT사양에 따라 더 좌우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