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현장, 테크노파크를 찾아서](9)부산테크노파크

[혁신현장, 테크노파크를 찾아서](9)부산테크노파크

 부산테크노파크(원장 전진 http://www.btp.or.kr·이하 부산TP)의 비전은 열악한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역량 창출과 이의 확산이다. 현재 지역혁신체제 구축의 거점 역할 수행과 중소·벤처기업 지원전문시스템 구축·운영을 목표로 신기술 개발 및 사업화 지원 등 9개 중점과제를 선정, 실천해가며 부산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부산TP가 지역 내 신기술의 원활한 이전과 신사업 분야를 지원하고자 만든 신기술 창업보육사업인 BIG(Biz Innovation Generator)와 NBC(New Business Creation)는 다른 TP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창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BIG는 기존에 산업자원부에서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신기술 보유 예비창업자 지원사업(TBI)의 전단계에 해당한다. 예비창업자가 아닌 일반 개인으로 모집 범위와 심사를 확대해 보유 기술의 사업화를 폭넓게 지원하고 이를 TBI로 연계시켜 나가는 역할이다. 현재까지 BIG를 통해 2건의 신기술을 발굴, 창업으로 연결시켰고 7건이 사업화 진행 중에 있다. TBI로 연계된 BIG사업은 다시 포스트BI로 이어져 여기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각종 애로사항 해결책을 제공해 결국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1단계(BIG) - 2단계(TBI) - 3단계(포스트BI)로 이어지는 3단계의 창업촉진 및 기업육성지원체계는 부산TP만이 갖추고 있는 강점이다.

 NBC는 신기술 사업화 기업 육성 및 신기술 투자촉진을 위한 지역 중소기업간 연계협력 추진 사업이다. 여기서는 신기술 보유자의 창업을 지원하고 서로 다른 업종간 연계를 통해 성장 유망 기업의 상품 개발을 돕는다. 중소기업CEO 등 전문가 5∼6명으로 특정 사업분야에 대한 추진협의체 결성을 유도해 사업화와 자금력에서 시너지를 얻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 1월에 각각 5개 기업씩 참여한 1호와 2호 추진그룹이 결성됐고, 3월에 3개 기업이 6억원의 자본금을 마련해 3호 추진그룹을 만들었다. 2호 추진그룹의 경우 독자 브랜드인 ‘테크노탑’으로 법인전환해 기술 유상도입 등 활발한 사업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들어 부산TP는 지역 IT기업 CEO와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는 ‘테크노포럼’ 결성을 주도해 매달 산업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한편, 산학 정보교류를 바탕으로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또 부산시와 특허청의 지원 아래 특허종합컨설팅 사업을 벌여 기업과 대학이 보유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부산TP의 역할은 신기술 발굴 및 사업화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부산TP 전략산업기획단을 중심으로 부산의 10대 전략산업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관련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국가지원 연구개발 사업과 부산시 지원사업 평가관리는 국비와 시비의 투명한 집행과 효율적인 사용을 유도해 지역 혁신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연구중심대학사업,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BK21 등 부산시 시비가 투입된 지원사업에 대해 엄격한 평가관리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지원 연구개발 사업의 평가관리까지 확대해 현재 전방위에서 지역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산TP는 내년 상반기 강서구 지사동 부산과학산업단지내 TP확장 조성공사가 마무리되면 기계·자동차부품지원센터, 디지털생산기술센터, 하이테크부품지원센터, 시험생산동 등 지역에 산재한 TP부설 특화기술 연구센터가 한 곳에 결집돼 새로운 연구생산거점으로서 TP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435억원을 들여 지하1층∼지상5층 규모의 본부시설, 기계부품소재기술센터 등 총 9개 동이 건립되고 있다. 또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비즈니스센터와 지역 기업연구소를 한데 모은 스마트 빌딩, 기업지원동,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센터 등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입주기업-엔에이티

 엔에이티(대표 박상진 http://www.nat21c.com)는 설립 초기 각종 웹기반 원격감시 및 제어시스템 구축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선박 및 항만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사다.

 현재 선박 접안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는 ‘선박접안 유도시스템’과 현장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생산정보관리시스템’, 생산계획 및 일정계획을 수립·관리하는 ‘액티브APS 시스템’ 등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03년 개발한 ‘선박접안 유도시스템’은 엔에이티의 주력 소프트웨어로 국내 유명 제철소의 부두에 채택되고 있다.

 엔에이티는 99년 컴사랑으로 시작해 2002년 웹기반 멀티 피엘시 원격제어 시스템을 특허등록하고, 광양제철소 원료 부두에 웹/모바일 기반 선박접안 경보시스템을 구축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에 각종 측정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해에는 APS(생산스케줄링 소프트웨어)를 개발, 특허등록에 이은 공급에 나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억원, 올해는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는 박상진 사장은 “부산TP에 입주하면서 정보습득과 공유가 용이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더 쉽게 할 수 있었다”며 “선박접안 유도시스템과 APS를 양대 축으로 오는 2010년 코스닥 상장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입주기업-히씽크

 히씽크(대표 홍준영 http://www.hethink.co.kr)는 부산의 대표적인 온라인 3D엔진 개발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2년 온라인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 관련 응용 콘텐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체 개발 완료한 3D게임 엔진을 이용해 올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독특하고 이색적인 하이브리드 응용 콘텐츠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히씽크가 선보인 ‘3D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이용자가 분신인 아바타를 사이버 실내 공간에 투입, 각종 가구 등 실내 장식품을 원하는 방식대로 배치해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사이버 모델하우스이다. 또 ‘아쿠아온라인’은 특정지역 유명상품이나 명소 등 지역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입체로 제공한다.

 가장 최근에는 3D 기반의 ‘사이버대학 e러닝 강의실’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는 실제 강의실 현장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재생해 마치 오프라인 강의를 받는 것 같은 ‘차세대 원격 가상교육 플랫폼’이다.

 홍준영 사장은 “우리 3D엔진은 저비용 고품질의 다작 응용콘텐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활용하면 최근 트렌드인 대작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전진 원장

 “부산TP 전략산업기획단을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기계, 자동차, 조선, 해양바이오 등 5개 지역산업의 기술로드맵이 마련됐습니다. 부산 R&D의 이정표가 세워진 셈이죠. 이제 이 기술로드맵을 바탕으로 부산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산업 육성과 중소 벤처기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입니다.”

 전진 원장(63)은 부산TP 주도하에 부산 R&D 로드맵이 마련된 점을 앞서 강조하며 이를 부산TP 활동의 전환점으로 여겼다. 의견이 분분했던 부산 산업 활성화 방안과 이를 위한 세부 전략이 큰 틀에서 완성됐기에 이제는 힘을 모아 실천에 옮길 때라는 뜻이다.

 특히 그는 R&D 로드맵의 핵심인 첨단 기술 개발과 이의 사업화에 부산 경제의 사활이 달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세계적인 기술은 곧바로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또 무엇을 만들든지 이제는 세계적 수준을 갖춰야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제조업 중심의 첨단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는 서비스업과 달리 본원적 가치를 창출하는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이기 때문에 부산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의 필수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 원장은 첨단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에서 부산TP의 핵심 역할을 찾았다.

 “TP는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관의 지원이 맞물려 가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은 대학의 연구성과를 불신하고, 대학은 산학협력 실적이 교수평가에 반영되지 못하다보니 참여를 꺼립니다. 부산은 이러한 경향이 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부산의 발전은 요원합니다.”

 올들어 부산TP는 지역 IT기업 CEO와 대학 교수들이 참여하는 ‘테크노포럼’ 결성을 주도해 운영하며 매달 특정 분야를 정해 산업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산학 정보교류를 바탕으로 산학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지난 해부터 특허종합컨설팅 사업을 준비해 기업과 대학이 보유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지원에 나서는 한편 신기술 창업보육 기구로 설립한 BIG센터와 NBC 사업 등 부산테크노파크 만의 독창적 기구와 사업을 통해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라는 부산TP의 핵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창업에서 마케팅까지 종합적인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기반 산업화 촉진과 신산업 창출에 주력하고 기업 등 지역혁신 주체의 역량과 지식·기술을 상호 연계시켜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산TP가 기술 혁신은 물론 지식산업의 요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어 전 원장은 최근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지역 편중 R&D 예산 사용에 쓴소리를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규모가 큰 국책 R&D 예산 사용 내역을 조사해보니 수도권에 70% 이상이 집중돼 있고 부산은 겨우 2% 남짓인 것에 놀랐습니다.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이러한 편중된 R&D 예산부터 지역에 고루 분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꿔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