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e러닝, 행복한 변화의 시작

 불과 90년대까지만 해도 교육은 네모난 교실 책상 위에서 받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중·고등학생 시절엔 대학에 진학해 푸른 잔디밭에 앉아 수업 받는 것을 즐겁게 상상하기도 했다. 요즘엔 학교나 기업에서도 다양한 교육이 강의실 밖에서 이뤄진다. 과거 교사 한 명이 수업계획·평가·운영 등 모든 일을 담당했다면 최근엔 e러닝을 통해 교수설계·학습관리·콘텐츠개발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분업화된 교육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국의 미래경영학자 다니엘 핑크는 최근 그의 저서에서 “좌뇌 중심의 단순지식은 선진국에서 제3국으로 이전되고, 창조·재미·배움·공감과 같은 능력이 중요해지는 ‘하이컨셉트’ ‘하이터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영화·음악·콘텐츠·교육 같은 우뇌 중심의 지식서비스산업이 앞으로 주력제조업, 신성장동력산업과 함께 3각축을 이루며 발전해 나갈 미래 핵심전략산업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러한 미래 지식산업의 전망 한가운데에 e러닝이 있다. e러닝은 PC·휴대폰 등 정보기기를 사용해 인터넷 이동통신망 등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는 원격교육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학습자원을 무한히 활용할 수 있는 교육형태다. 국내 e러닝산업 규모는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올해 1조9000억원으로 22%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학습과 게임을 연계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e러닝 기법을 활용해 일과 학습, 놀이와 문화의 융합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혀 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러한 e러닝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개인의 지식 계발과 기업생산성 향상, 국가 지식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e러닝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지난 8월 14일에는 15개 차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지식서비스산업을 선정해 적극 육성키로 했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자랑해 왔지만 한편으론 ‘쓸모없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아왔다. 이 중에서 유용한 지식을 선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실력을 키우는 데 e러닝은 매우 효과적이다. 디지털기반 지식창출산업으로서 ‘e’의 의미가 단순히 전자기술(electronics)만이 아닌, 새로운 경험(experience)과 배움의 확장(extension), 학습기회의 확대(expansion)로 확산될 때 e러닝산업은 개인과 학교, 산업, 나아가 국가 전체의 행복한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지식서비스 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술·지식·인적자원을 어떻게 창출·활용·보호하느냐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요소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지식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인재의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은 핵심인력 확보 실적을 CEO 평가에 30%나 반영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 인재교육에 다른 부문만큼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의 효율성과 효과 면에서 e러닝은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다. 정부도 e러닝산업이 산업 부문별 핵심기술의 교육, 직업훈련을 통한 조직 생산성 향상, 개인의 평생학습능력 계발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때맞춰 ‘2006 e러닝 국제 박람회’가 27∼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e러닝, 행복한 변화’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는 산자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우리나라 e러닝 정책의 추진성과를 세계에 알리고 e러닝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그동안 양 부처가 따로 개최해온 전시회를 처음으로 통합해 마련한 행사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현재 우리는 성장 잠재력의 저하, 후발국들의 빠른 추격이라는 대내외적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오천년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우리의 앞선 정보인프라와 접목하고 우리 국민의 다이내믹한 에너지와 창의력을 잘 조화시켜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글로벌 지식허브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e러닝은 나와 너, 우리 가정과 학교, 일터를 행복하게 업그레이드시켜 줄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1차관 jongkkim@moc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