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부산 디지털 복합단지 조성 필요

부산시는 ‘21세기 동북아 시대의 해양수도’라는 비전 아래 △항만물류 △기계부품 소재 △관광·컨벤션 △영상·IT라는 4대 핵심전략 산업과 선물·금융, 해양바이오 등 6대 지역전략 산업을 지정해 지원·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매출 순위 10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 46개, 전국 대비 부산지역 매출 비중 1.6% 수준, 연평균 성장률 5.6%로 전국 평균인 6.8%를 밑도는 수치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제1 항만 도시인 부산의 현주소다.

 부산시 4대 핵심전략 산업 중 하나인 IT산업은 그동안 오랜 침체기를 겪었고 지금도 성장을 위한 뚜렷한 청사진이 없다. IT 관련 산업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지역에서는 IT산업 육성이 어려우므로 지역 전략산업에서 제외시키자는 말도 나온다. 이는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다.

 모든 산업에는 틈새시장이 존재하고 해당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육성하면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현재 부산은 900여개 IT관련 기업에 2만명 이상의 종업원이 3조원가량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IT산업의 흐름을 바꿔놓기 위해 세계 최초로 u시티 건설이라는 청사진을 내걸었다. 사업 추진과 함께 많은 부산 IT기업이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 최근 발주된 u관광·컨벤션 사업에 지역 내 여러 IT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모처럼 만에 활기를 찾은 분위기다.

 하지만 그림만 좋다고 저절로 산업이 육성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IT산업이 성장하려면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향상, 우수인력 확보와 운영 자금, IT 융합산업을 발달시킬 수 있는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까지 미봉책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각종 지원책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가장 먼저 IT 향상과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적합한 지원시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 시장 전망이 밝은 기술과 기업에는 시 차원에서 벤처 정신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또 국내 우수 인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중국·인도·베트남 등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한 수급체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정부의 u-IT839 정책과 부산시의 u시티 정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IT 관련 시설과 산업이 융합돼 연구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집적화된 ‘첨단 디지털 복합단지’ 조성이 필수다. 현재 부산 지사과학단지와 센텀시티에 디지털미디어 존이 계획돼 있지만 첨단 IT산업과 기존 산업의 융합 발전연구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규모나 여건상 부족하다. 첨단디지털복합단지에는 IT·BT·NT·ET·CT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이 우선 배치되고, 입지시설로 유비쿼터스 홈네트워크·지능형 서비스 로봇·디지털 콘텐츠·임베디드 소프트웨어·텔레매틱스존 등을 갖춰 ETRI 분소, APCRC 등 외국연구소, 국내 기업·대학 연구소, 부산지역 모든 IT기업, 국내외 관련 기업 유치 및 입주 노력이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영남에서 전라권까지 포괄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고 일본·중국·동남아 지역을 오갈 수 있는 공항이 인접한 강서신도시에 100만평 규모의 복합단지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동남권의 중심이고 나아가 영남·전라권까지 초광역 클러스터로 묶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동남권에는 10년 후에도 한국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통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항만·항공 산업이 포진돼 있다. 따라서 인접한 이들 전통주력 산업에 IT·NT·CT를 연계시켜 융합 발전시켜나가면 이들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많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세규 유비쿼터스부산포럼 운영위원장(신화정보통신 사장)ksk@sh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