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주를 가지 못할 미지의 세계나 과학학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가.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당신이 아직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무엇보다 ‘돈이 매우 많다면’ 우주여행도 한번쯤 꿈꿔 볼 수 있는 세상이 왔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한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인 이란계 미국 실업인 아누셰 안사리(39)를 기억하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우주여행에서 기본적인 일상사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대한 궁금증을 소개하는 국내최초의 우주여행 가이드북이다.
직접 가보지 못한 우리에게 우주는 호기심과 환상의 대상이다.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날아다니듯 유영하고 닐 암스트롱처럼 달에 발자국을 찍고 국기를 흔드는 것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주여행을 공상과학영화에서 본 것 같은 황홀함만으로 채워져 있지는 않다.
먹고 자고 씻고,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일처럼 지극히 기본적인 일상사를 우주궤도 위에서는 어떻게 처리할까. 맛없는 우주음식과 무중력상태로 인한 뼈의 약화, 강력한 자외선 등에서 살아남는 법. 우주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주는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지만 분명 매혹적인 세계다.
이 책은 우주인이 되기 위한 신체검사에서 이론수업·신체훈련·우주생활 요령·지구귀환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우주여행을 위한 기본적인 우주과학 이론과 우주 정거장 시스템 사용법, 우주산책법 등 우주여행에 필요한 기술적 내용을 상세한 매뉴얼과 함께 소개한다.
안사리가 2000만달러를 지급할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고 고된 훈련과정을 마칠 정도로 건강해서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는 점은 일반인에게 부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처럼 억만장자를 상대로 하는 민간 우주여행 사업이 보편화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탑승할 국내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해 무려 3만6000명이 지원할 정도로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금 당장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잠시나마 이 책과 함께 우주여행을 꿈꿔보는 것만으로도 가슴벅찬 일이 아니겠는가.
1957년 구 소련이 인류최초의 우주선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면서 시작된 우주개발 경쟁은 1969년 7월20일 아폴로 우주선의 달착륙으로 최고조에 이르렀고 우주여행은 이제 민간기업들의 우주관광 사업 경쟁으로 치닫고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벤처캐피털들을 통해 우주관광 산업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최근의 우주여행은 이제 막 시작된 단순한 우주여행을 지나 언젠가는 달에 사람이 사는 시대를 상징적으로 예고하는 대사건이기도 하다.
공저자인 에릭 앤더슨은 대표적인 우주관광업체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사를 운영하며 러시아의 소유스호를 이용해 우주여행객을 ISS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데릭 앤더슨·조슈아 피븐 지음, 권오열 옮김 도서출판 길벗 펴냄, 1만2000원.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