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래학연구소인 코펜하겐미래학연구소(CIFS)가 있다. 어느날 이 연구소의 아침 회의에서 5∼10년 후 시장의 변화와 사업환경에 대한 연구 발표를 들은 통신회사 한 고객이 물었다. “정보사회 다음에는 어떤 사회가 도래할까요?”
연구소는 즉석에서 “정보사회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그 과정의 주요 관심사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답을 찾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후 연구소는 새로운 답을 얻었고 고객들에게 다시 연락했다.
정보화 다음에 도래할 사회로 연구소가 내놓은 답이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데이터나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를 바탕으로 성공하게 되는 새로운 사회다. 그 전제로 연구소는 세 가지 가정을 세웠다. 새로운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며 정보사회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자동화될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동화된다. 이 세 가지를 전제로 코펜하겐연구소는 ‘기술과 이성’이 아닌 ‘이야기와 감성’을 중시하는 드림 소사이어티의 도래를 예언했다.
4세대(G) 통신은 3G 다음에 도래할 통신 세상이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인텔 등 세계 IT업체들이 4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미래 사업성이나 실효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도 4G라는 개념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것은 속도밖에 없을 정도로 개념이 불분명하며 4G라는 용어 자체도 기술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4G를 둘러싼 이 같은 혼동을 드림 소사이어티의 개념으로 풀어보면 미래가 조금은 투명해진다. 3G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미래 소비자는 기술이 아니라 특유의 감성적이고 비물질적인 요소로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4G에는 속도나 기술을 뛰어넘어 뭔가 색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 어떤 이야기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지는 신기술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IT업체들의 몫이다.
IT산업부·주상돈차장@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