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SW업체들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유럽 보안SW시장 진출에 대해 강력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SW업체들은 그동안 시만텍이나 맥아피 등 미국의 세계적 보안SW 업체들이 MS의 윈도비스타에 보안솔루션 번들링 및 잇단 보안SW 출시에 무반응으로 일관했으나 최근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소규모 안티바이러스SW 같은 보안SW를 판매하는 업체들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95년 혜성같이 등장해 웹검색의 신기원을 이뤘던 넷스케이프의 내비게이터 몰락이 유럽 보안SW시장에서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MS는 지난 95년 가을 출시한 윈도95 운용체계(OS)에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번들링해 약 3년 만에 브라우저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이후 넷스케이프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왕좌의 자리를 내주고 5%도 안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F-시큐어·팬더 소프트웨어·소포스 등 스페인·핀란드 등지의 유럽 업체들이 최근 들어 MS의 시장진출에 거센 반발감을 표했고 유럽집행위원회(EC)대변인까지 우려감을 나타냈다.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팬더 소프트웨어의 호수 프랑코 개발담당 이사는 “MS의 보안SW 분야 진출을 위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MS는 (윈도 OS와 오피스로) 데스크톱 분야에서 확보한 독점적 지위를 안티바이러스SW 분야 경쟁에 이용하려 하는 것은 지배력 남용”이라며 “MS의 보안 시장 진출이 단기적으론 가격 인하를 의미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F-시큐어의 리스토 실라스마 CEO는 “MS가 만약 처음에는 제품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다 몇 년 뒤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면 이는 모든 기업들이 걸고 넘어져야 할 문제”라며 “MS가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보안SW업체들 모두가 유럽 집행위원회와 이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너선 토드 EC대변인도 “만일 유명 보안SW업체들이 동등한 기반 위에서 경쟁하는 것이 (MS에 의해) 차단된다면 보안SW의 다양성과 혁신이 위험에 처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MS는 내년 1월 선보일 차세대 윈도 운용체계 ‘윈도 비스타’에 안티스파이웨어 SW인 ‘윈도 디펜더’와 사용자들에게 PC의 보호상황을 알려주는 툴인 ‘윈도 시큐리티 센터’를 번들링해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 일반 소비자용 보안 SW인 ‘윈도 라이브 원케어’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직접적인 경쟁 제품을 판매하는 보안SW업체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시만텍은 유럽 집행위에 MS에 대한 공식적인 불만사항을 전달하고, 자사 임원들을 유럽에 판견해 언론인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등 다방면으로 대응중이다. 일부 업체들은 윈도 비스타 64비트 버전에 포함될 예정인 ‘패치가드’라는 기능이 자신들의 보안SW 작동을 멈출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포레스터 리서치의 토마스 라슈케 분석가는 “그들(유럽의 보안SW업체들) 모두는 걱정하고 있고 또 그래야 한다. 보안 시장, 특히 안티바이러스와 방화벽 같이 가장 성숙된 영역은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 많은 보안SW업체들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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