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일본이 최첨단 300㎜ 웨이퍼 반도체 공장 증설을 가속화하면서 향후 2년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향후 2년내 총 18개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어서 향후 최첨단 반도체 공장 집적화로 인한 원가 경쟁력 우위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 등에 뒤처진 반도체 산업의 재기를 노리고 업체별 사활을 건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만의 TSMC(2005년·세계 8위), 일본의 도시바(4위)·NEC일렉트로닉스(9위)·엘피다메모리 등이 최첨단 300㎜ 웨이퍼 반도체 공장을 잇따라 건설, 한국을 협공하고 있다.
◇대만·일본, 잇단 300㎜ 공장 투자=현재 대만의 300㎜ 공장은 총 6개. 연산용 반도체 칩 수탁 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TSMC가 2개 공장, 역정(力晶)반도체가 3개 공장을 각각 가동 중이다. 이 두 회사의 생산량은 웨이퍼를 기준으로 월 41만4000장에 달한다.
대만 경제부 조사에 따르면 착공됐거나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인 공장을 합하면 오는 2008년까지 총 18개 공장이 가동될 전망이다. 이 경우 대만은 월 약 75만장의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해 현 세계 점유율 20%에서 30% 대로 일약 부상하게 된다.
공장 건설 투자액도 1개 공장에 평균 8000여억원이 소요돼 줄잡아 15조원 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300㎜ 공장이 신규 투자의 주류다. 도시바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거점인 욧카이치공장 내 신규 팹을 건설 중인데 월생산 15만장의 세계 최대 공장이 완성될 전망이다.
엘피다메모리도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히로시마엘피다공장의 생산능력을 월 10만장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NEC일렉트로닉스나 르네사스테크놀로지도 최첨단 제품의 경우 300㎜ 웨이퍼로 제조하고 있다.
◇대만 정부 총력 지원=사실 대만에서의 300㎜ 공장 건설 붐은 정부의 반도체 중흥 정책이 기인한 바 크다. 정부는 ‘산업의 쌀’인 반도체 산업의 공동화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하는 자국 기업들에게 국내에서 300㎜ 공장을 최저 1개씩 건설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 결과 공장 집적이 진척돼 유일하게 중국 현지공장을 세운 TSMC 마저도 ‘집적효과가 높은 대만에서 생산하는 편이 오히려 싸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경쟁 국가보다 반도체 산업 진출이 늦었던 것도 공장 건설 러시를 자극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기존 200㎜ 공장의 가동률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대만의 경우 곧바로 300㎜ 공장 건설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전망=민·관이 합세된 대만의 300㎜ 공세와 일본 반도체업체들의 추가 투자로 세계 반도체 시장은 본격적인 300㎜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경쟁 격화로 반도체 원가가 더욱 떨어지고 수익 악화에 따른 도태 기업들이 나타날 전망이다.
대만의 공업기술연구원은 오는 2008년 무렵에는 국가와 업체를 초월한 세계 반도체 시장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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