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온라인 비디오도 장악

유튜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첸(27·왼쪽)과 채드 헐리(29)가 비디오 카메라를 손에 든 채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튜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첸(27·왼쪽)과 채드 헐리(29)가 비디오 카메라를 손에 든 채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 제국의 맹주 구글이 마침내 유튜브를 삼켰다.

 구글은 9일(현지시각) 비디오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 연내 작업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구글은 온라인 검색에 이어 온라인 비디오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미디어제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초석을 마련했다.

 이번 인수는 8년 전 창업한 이래 구글의 기업인수 사상 최대 규모다. 또한 지난해 사들인 15개의 소규모 기업 총 인수 비용 1억3050만달러의 10배를 넘는 금액이다. 구글은 유튜브 브랜드를 그대로 가져가고 공동 창업자인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을 포함한 67명의 직원도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구글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 유튜브를 사들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시장을 석권한 검색 광고에 이은 동영상 광고 시장 석권, 온라인 비디오 유통시장 선점 등이 그것이다.

 동영상광고 시장에서 유튜브의 수익성은 아직도 안갯속인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은 하루 시청건수 1억건인 이 인기 비디오 사이트를 이용해 TV에서 인터넷으로 이동중인 이용자와 광고주를 끌어들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유튜브 이용자는 지난 8월 기준 7210만명으로 1년전 280만명에 비해 무려 30배 이상 늘어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이번 인수는 온라인 비디오 유통 시장 선점을 함께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비디오 분야에서 후발주자인만큼 후발주자인 구글의 유튜브 인수의도는 탄탄한 가입자 기반을 통해 이 분야 1위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비디오 시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야후는 물론이고 유통업체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분야다. 특히 야후는 최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를 위협하는 페이스북을 10억달러에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물론 ‘저작권’이라는 걸림돌도 있다. 유튜브는 몇 달 전부터 주요 미디어 업체 경영진을 만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고 조금씩 해결점을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이용자를 기반으로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확신을 미디어 업체들에 심어준 것. 결국 구글과의 인수협상 발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유튜브는 유니버설 뮤직, 소니BMG, CBS 등 대형 미디어 업체들과 콘텐츠 공급을 위한 정식 계약을 맺었다. 음반 및 방송사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제공하고 광고 수익을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에 앞서 유튜브는 지난달에도 워너뮤직과 유사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난제로 인식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튜브가 이제까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와 관련된 대형 소송을 피할 수 있었지만 자금력이 막강한 구글에 인수된 이상 소송이 줄을 이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 구글은 유튜브까지 손에 넣음으로써 막강한 비즈니스 무기를 갖추고, 더는 인터넷 업계 공동의 적이 아니라 반드시 손잡아야 할 중대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샤렌느 리 애널리스트는 “이제 구글은 경쟁자들에게 ‘우리와 싸울 텐가, 아니면 우리와 함께 돈을 벌 텐가’라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