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일본 바이오시장 공략법

 지난 추석 연휴에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바이오 소재 및 기술 전시회인 ‘Hi-재팬 2006’에 다녀왔다. 추석날 무슨 전시회냐고 하지만 그것은 일본이 음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가까운 일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이번 전시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일본 시장은 어느 나라보다도 언어의 장벽이 높았다. 해외 전시회에서는 당연히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지만 일본은 달랐다.

 전시회에 함께 참가한 한국 바이오업체 15개사를 소개하는 영문 전단지를 준비했으나 이를 받아 읽어보는 일본 관람객은 많지 않았다. 또 부스에 ‘일본어 대응가능’이라는 표지를 부착했지만 외국 업체라는 두려움 때문인지 자국인 일본업체 부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다음으로 그네들에게 생소한 소재를 소개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제품이라도 그 나라 사람에게 낯선 것을 알리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전시회와는 별도로 제품소개 세미나 등으로 우리만이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야 한다.

 일본은 우리와 다른만큼 배울 점도 많았다. 일본의 바이오 소재 업체가 산·학·연 연계를 강화해 과학적인 자료와 임상을 통해 신뢰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풍부한 임상자료는 새로운 소재를 소개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대리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직접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대리점과 지사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전시회에서 우수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말처럼 일본 시장 진출은 바이오벤처에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일본 시장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하고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대시장 일본에 진출해야 할 것이다.

  양재혁 한국바이오벤처협회 교류협력팀 과장 cool@kobiove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