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IT제품 생산국` 대변신

  러시아 정부가 정보기술(IT) 제품 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탈바꿈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와 산업계가 하반기 이후 △첨단산업파크 및 D&R센터 설치 △ 반도체 공장 신설 △나노기술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외국에 크게 의존해 왔던 첨단 관련 기술 부품분야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IT제조업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국가 차원의 투자 단행은 물론 국내외 자본의 투자 유치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 )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수단으로 에너지 산업을 넘어 첨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이러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산업 단지 구축=러시아는 내년말까지 첨단산업 육성의 기지가 되는 첨단산업 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파크 건설은 1년안에 착공될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 정부는 착공 이후 투자자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는 또 지난 8월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의 경제구역 개발 경험을 가진 싱가포르를 시베리아 R&D 및 제조시설 등 2개 특별 경제구역 구축에 조언자로 참여토록 함으로써 작업의 신뢰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08년까지 1만9000명, 2011년까지는 7만5000명의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러시아 측은 내다봤다.

◇개별 기업 투자도 활발=국가 차원의 지원 뿐 아니라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분야 중 하나가 반도체와 통신 등 IT 업계다.

러시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Mikron)은 ( 윌)부터 전자여권, 통신, 가전 분야에서 발생하는 칩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0.18 공정기술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장을 증설에 들어갔다. 러시아 2위의 칩 업체인 앙스트렘은 모스크바가 투자 신용도를 보증하며 지원해온 장기 프로젝트를 ( )까지 마무리한다.

러시아 기업들은 저가 디지털TV에서 외국 자동차 회사의 현지 조립공장 운영 등을 단기간에 성장 가능한 제조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 국내외 자본 투자 독려= 러시아 정부는 IT 인프라 구축 펀드에 국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러시아 정부는 국내 전자산업 기반 구축을 위해 앞으로 5년에 걸쳐 약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나노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내년에만 4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투자자 및 기업 경영자들도 첨단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 투자사 ‘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그룹’의 잭 바버넬 디렉터는 “러시아는 대부분의 첨단 제품을 수입한다”라면서 “국가가 첨단 비즈니스 문화를 육성하려면 벤처캐피털과 기업가 정신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러시아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니콜라이 셀레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첨단 생산 설비를 갖추는 것과 국내외의 투자 유치 기회 포착 여부는 우리들 자신에 달려 있다”라며 자체적인 노력 의지를 강조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