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0대 CEO `기소유감`

 국내 대표적인 보안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박동혁 대표가 가공 매출 혐의로 기소됐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는 최근 공시를 통해 “박동혁 대표와 당사가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해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세간에선 77년생으로 코스닥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이자 20대 CEO의 선두주자인 그의 기소를 두고 온갖 억측과 소문이 무성하다. 일부 호사가 사이에선 “극단적이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관련업계에선 “운 없게 걸렸다”는 동정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실무자의 업무 처리 미숙으로 발생한 가공 매출에 대한 책임을 CEO인 박 사장이 모두 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와 친분이 두터운 A사 사장은 “검찰에서 최근 분식회계 등으로 모 업체의 대표이사를 구속하는 과정에서 넷시큐어테크놀러지와 가공 거래를 한 내용이 일부 드러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부 조사 결과 실무자가 거래처의 요구를 받고 일부 매출을 가공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박 대표는 검찰 조사 전까지 그 내용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는 이에 대해 “이번 일은 경영진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실무진의 실수로 봐야 한다”며 “대표이사까지 기소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가공 매출 혐의 연루 내용을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그에게 전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회사의 CEO로서 부하 직원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박 사장은 1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표이사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고객과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도유망한 젊은 벤처사업가가 실무진의 실수까지 모두 뒤집어 쓰고 기소당한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가공 매출 혐의까지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가난이 싫어 20대 초반 사업에 뛰어들어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에 9개 회사를 거느린 성공한 사업가로 성장한 그가 하루아침에 범법자로 몰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컴퓨터산업부·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