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Hz 로밍` LGT 소원 풀리나…

 SK텔레콤의 2세대 이동전화 주파수인 800㎒ 대역 로밍 문제를 놓고 최근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첨예하게 대립해 온 800㎒ 주파수 로밍 문제에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이달 초부터 800㎒ 주파수 로밍 여부 및 방안에 대해 양사 실무진 차원에서 공식 협상에 들어갔다.

그동안 LG텔레콤은 줄곧 800㎒ 로밍을 요구해왔으나 SK텔레콤은 ‘무임승차’격 주장이라며 협상조차 일축해왔고, 규제기관인 정보통신부도 사업자 자율협상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800㎒ 로밍 협상은 특히 그동안 LG텔레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거부했던 SK텔레콤이 최근 다소 전향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아직은 실무협상 단계여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여러차례 의견을 전달한 적이 있는 만큼 (로밍 가능성에 대해)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이미 수 년전부터 주파수 효율이 탁월한 800㎒를 후발사업자들에게 로밍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남용 전 사장이 최대 경영과제로 삼고 정통부나 여론을 통해 SK텔레콤을 압박했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도서·산간 일부 지역에서 KTF와 로밍에 의존하고 있는 LG텔레콤으로서는 KTF가 WCDMA로 전면 전환하는 오는 2008년부터는 기존 이동전화의 통화품질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협상의 여지조차 두지 않았던 SK텔레콤은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LG텔레콤과 800㎒ 로밍 현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처음 진행하는 자율협상이라 LG텔레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볼 생각”이라며 “협의결과 타당하고 바람직한 방안이 나온다면 (800㎒ 로밍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비록 LG텔레콤과 자율협상을 위해 손을 내밀었다고 해도, 실제로 800㎒ 로밍이 실현될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800㎒ 주파수의 효용가치가 앞으로 더욱 높아지는 상황에서 LG텔레콤에게 로밍을 허용해 줄 경우 추가적인 개방 요구에 봉착할 우려가 있는 것은 물론, 서비스 개발이나 네트워크 전략 등에서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800㎒ 로밍과 관련, 사실상 첫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게 의미”라면서도 “하지만 독보적인 장점을 지닌 800㎒를 SK텔레콤이 쉽게 LG텔레콤에게 열어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