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우주 향한 꿈을 쏘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610/061024015634b.jpg)
우주를 향한 ‘꿈’이 여물어가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체계적으로 우주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우주개발 계획정비와 우주개발진흥법 제정을 단행했다. 과학대중화 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의 2005년 주제를 ‘스페이스 코리아’로 정하면서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스페이스 코리아 행사의 일환으로 유엔에서 지정해 주요 우주개발국가가 동참하는 ‘우주주간(스페이스 위크)’을 기획해 국민의 많은 성원을 받기도 했다.
과기부는 ‘과학기술 8대 강국구현’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 혁신본부의 설치 및 미래 성장동력 등 다양한 과제를 발굴했고, 우주분야는 2005년을 ‘우주개발 원년’으로 정해 우주개발 의지를 공고히 했다.
우주주간 행사로 국민의 정서에 자리잡기 시작한 우주는 지난 7월 28일 성공적인 다목적 실용위성 2호 발사로 한층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TV로 다목적 실용위성 2호 발사장면을 지켜보면서 우주개발국가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m급 해상도의 다중대역카메라(MSC)를 보유하게 됐다. 이 카메라는 국토모니터링, 국가지리정보시스템 구축, 환경감시, 자원탐사, 재해감시·분석 등에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다목적 실용위성 2호의 발사 장면을 지켜보면서, 또 언론에 보도되는 기사를 보면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위성을 싣고 우주로 힘차게 솟구치는 발사체가 우리의 발사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과기부는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우주발사체 이전 단계에 해당하는 과학로켓 시리즈를 개발하도록 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해 KSR-I·KSR-II·KSR-Ⅲ 과학로켓을 개발했다. 지난 2002년 10월에는 한국 최초의 액체추진 과학로켓인 KSR-Ⅲ가 100%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발사에 성공해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토대로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사업단에서는 소형위성 발사체인 KSLV-I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의 위성을 우리의 땅에서 우리의 발사체로’라는 슬로건 아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주발사체가 없었던 우리나라는 그동안 우리별위성·무궁화위성 시리즈 및 다목적 실용위성 1·2호 모두 외국의 서비스를 구매해 발사했다. 이것은 단순히 외화를 지급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외국에 종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다목적 실용위성 2호 발사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는 우리 고유의 우주발사체 개발과 우주센터의 건설에 매진해 언제든지(anytime) 그리고 어떠한 위성이라도(anything) 발사할 수 있는 우주분야의 독자성을 갖추는 데 온 국민의 성원과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러시아·유럽·일본 등 8개 국가만이 보유한 것으로 이들 국가는 기술의 첨단성과 고부가가치성 측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KSLV-I이 개발돼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도 자국의 발사체로 자국의 위성을 발사하는 아홉 번째 국가가 된다. 소위 ‘우주클럽(스페이스 클럽)’의 반열에 당당히 오르는 것이다. 중국이 유인우주선 성공으로 세계 3위의 우주대국으로 인정을 받고,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상황을 감시하기 위한 정찰위성을 한반도 위에 올려놓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우주개발 열기도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특히 우주기술은 대표적인 거대복합 시스템 기술로 여러 분야가 통합돼 조화롭게 발전할 때 확보 가능한 것이다. 국내의 각 분야 과학자와 기술자의 혼연일체된 모습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선도국과의 협력적 경쟁관계(corpetition)를 통해 세계에서도 당당한 우주 개발국으로 꿈을 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사업단장 gwcho@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