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벤처업체 아이비트(대표 최대양)는 최근 KTB 등 3개 기관으로부터 총 15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 분야의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창업 초기라는 이유로 투자 유치에 계속 어려움을 겪어 온 점을 감안하면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아이비트가 IPv6장비 상용화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데는 IT전문협의회 소속 중소벤처의 투자 유치를 위해 IT벤처기업연합회(KOIVA·회장 서승모)가 실시하는 IR지원 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업을 통해 7개 중소업체가 지난해 184억원의 자금을 유치한데 이어 올들어 이미 9개 기업, 169억 투자 유치가 완료됐다.
◇투자유치 IR 시스템=자금 유치 경험이 없는 중소 IT벤처업체와 새로운 투자 수요 발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투자기관들의 수요를 정기적인 IR행사를 통해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제도다. KOIVA는 IT중소 벤처업체로부터 참가 신청을 접수받아 11개 항목 평가를 거쳐 IR행사 참여 기업을 최종 선정한다.
IR 참여기업에는 업종별 전문컨설턴트가 배정돼 IR 자료작성, 가치평가 등 IR 전반에 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전문 업종별로 열리는 IR행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기관의 관심 수준과 투자 가능성 여부가 파악된다. 행사 개최 후에도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별 소규모 IR을 진행하고 관심 투자기관의 기업 방문도 실시된다.
KOIVA 측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전문협의회 투자유치 지원사업은 업종별 IR행사를 통해 기업별 비교, 평가가 가능하고 전담 컨설턴트를 지정해 투자유치 협상을 지원하는 점에서 일반적인 IR행사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IT전문투자조합=정통부도 우수 중소 IT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IT전문투자조합을 결성, 운영중이다. KOIVA가 추진하는 전문협의회 IR지원 사업도 이들 IT전문투자조합 참가 벤처 투자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 98년 출범한 IT전문투자조합은 현재까지 정통부 출자금 3367억원(36.1%)을 포함, 총 9317억원의 벤처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이미 864개 IT기업에 총 7799억원이 지원됐으며, 이 가운데 창업 3년이내 신생 벤처기업에 전체 투자금의 53.1%인 4138억원이 집중 투자됐다. 그 결과, IT전문투자조합 투자업체 중 62개 기업이 코스닥 및 유가증권 시장에 등록했으며 그라비티·픽셀플러스 등 2개 기업은 나스닥에, 어니언텍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하는 등 높은 투자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서승모 회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으나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벤처 투자 유치와 기술담보융자가 필수적”이라며 “전문협의회 IR지원사업을 통해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사례가 크게 늘면서 IT중소벤처의 새로운 투자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