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 적과의 동침 활발

 인터넷 포털업계에 ‘적과의 동침’ 사례가 늘고 있다.

 주요 인터넷 포털·게임 업체들은 각각의 핵심 콘텐츠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여나가는 동시에 인수·합병(M&A)을 통해 부족한 사업 역량을 강화하거나, 경쟁사와의 제휴를 통해 공동으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MSN은 대표 서비스인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를 통해 타 포털과의 연계 서비스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야후와 글로벌 메신저 연동을 성사시킨 MSN은 올 하반기들어 경쟁포털사이트 다음과 업무 제휴를 맺고 MSN메신저에 다음 카페를 연동, 메신저 메뉴 가운데 ‘알림 탭‘과 ‘알림 창‘을 통해 다음의 우수 활동 카페 50여개의 업데이트 소식을 실시간 제공하는 ‘윈도우 라이브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SN은 또 최근 하나포스닷컴과 손잡고 메신저상에서 대용량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웹하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 및 MSN 메신저 이용자들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탭 접근만으로 간편하게 웹하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메신저 왼쪽의 ‘웹하드탭’에 들어가 처음 한 번의 인증 절차만 거치면, 이후 별도의 과정 없이 즉석에서 웹하드 창을 띄워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전격 이뤄진 SK커뮤니케이션즈의 엠파스 인수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검색사업 강화를 위해 경쟁업체인 엠파스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지분 인수라는 수단을 이용했지만 이번 M&A의 목적은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차세대 검색서비스’를 함께 선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네이트온’으로 국내 메신저 시장 1위에 오른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경쟁상대인 MSN메신저와 언제든 서비스 연동을 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다는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업계에서도 경쟁사와의 서비스 맞교환 등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게임 포털 네오위즈는 최근 야후코리아가 배급하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실크로드 온라인’을 자사 게임 포털인 피망에서 채널링해 피망 유저들이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야후코리아는 피망의 탄탄한 사용자 층을 공략할 수 있게 되고 네오위즈는 수익기반을 늘리는 동시에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이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CJ인터넷도 최근 야구게임 ‘마구마구’를 경쟁사인 KTH의 파란닷컴에서 서비스하고 대신 파란에서 배급하는 낚시게임 ‘피싱온’을 자사의 게임포털서 서비스하는 채널링 맞교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이구환 MSN 상무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터넷 시장의 흐름 속에서 포털들이 단독 플레이보다는 제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시작했다”며 “인적 인프라의 공유와 풍부한 콘텐츠의 확보는 궁극적으로 각 포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제휴 서비스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