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우

 대만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가 삼성SDI와 LG필립스LCD에 앞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에 돌입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AM OLED 분야마저 대만에 기선을 제압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 CMO가 전체 시장의 대세를 주도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까지 다양했다. 가뜩이나 올해 초 AM OLED에 앞서 LCD 분야에서 대만발(發) 위기설에 시달려온 탓인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양산을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인 가운데 CMO가 삼성SDI와 LG필립스LCD보다 먼저 AM OLED 양산에 돌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반갑지 않은 건 사실이다. 분명한 건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준비하는 AM OLED가 대만 CMO가 양산에 돌입한 AM OLED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제품으로 차별화 요소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위기설을 거론하는 목소리에는 이 같은 요소는 고려 사항이 아닌 듯하다.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양산에 돌입, CMO와 어떤 경쟁 구도를 펼칠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혼란을 부채질하고 기업의 의욕을 꺾을 뿐이다. 과거 대만발 LCD 위기설 당시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무성했던 대만발 LCD 위기설의 실체는 불과 3개월여 만에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게 사실로 확인됐음을 벌써 망각한 듯하다.

 LCD와 PDP 등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기업은 과거 극한 상황을 거부하지 않고 헤쳐 온 끝에 일본과 대만을 따돌리고 현재의 1등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삼성SDI와 LG필립스LCD가 LCD와 PDP 뒤를 이어 AM OLED를 디스플레이 코리아 대표 상품으로 등극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말은 전달될수록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재생산되기 일쑤다. 특히 좋지 않은 말은 그 범위와 정도가 더 크고 깊다고 한다. AM OLED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큰 가운데 분별 없이 제기하는 위기론의 실체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디지털산업부·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