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TV가 출범도 하기 전에 내외의 악재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면합의를 통한 대주주 지분제한 초과 논란과 주주사 관계자의 ‘간첩 연루 의혹’에 이어 31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방송위원회 확인감사에서는 1대 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 대한 ‘미국 스파이설’까지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경인TV는 이같은 의혹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허가추천 및 개국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파이설’과 ‘간첩연루 의혹’=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신현덕 경인TV 공동대표는 지병문 의원(열린우리당)의 질의에 “백 회장은 방송개국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 북한동향과 관련한 국내정세 분석, 노무현 정권에 대해 미국 측이 취할 수 있는 방향 등의 문서를 작성해 미국에 제공해 왔다”고 폭로했다. 신 대표이 증거물로 제출한 관련 문건 ‘D-47’에는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한 노 정권의 의도 분석 △북한 핵실험 감행 가능성과 대응책 등이 담겨 있다. 지 의원은 “문건의 내용은 국익과 배치되는 것으로 매국노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성학 회장은 “문건을 본적은 있지만 작성한 것은 아니다”며 신 대표의 발언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앞서 박찬숙 의원(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이 고정간첩단으로 규정한 ‘일심회’의 총책 장민호씨가 경인TV 인수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장민호씨가 미디어윌의 자회사 미디어윌테크놀로지의 대표를 맡아 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경인TV의 2대 주주인 미디어윌은 결과적으로 고정간첩이 지상파방송사에 간여하려 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소재와의 이면합의설=박찬숙 의원은 또 영안모자의 이면합의와 이를 통한 대주주 지분 초과 소유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에 앞서 경인TV 1대 주주인 영안모자가 유진기업 계열사인 기초소재와 이면합의를 통해 3.57%의 지분을 초과 확보, 총 33.1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주주간 계약서 이외의 문서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더구나 영안모자가 방송위에 보낸 7월20일자 합의서는 백성학 대표이사 명의로 돼 있지만, 당시는 백 회장이 대표가 아닐 때여서 이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위 관계자는 “당초 11월 중순께 허가추천이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각종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의혹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