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산업폐기물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산업폐기물의 불법 폐기는 환경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부적절한 산업폐기물 매립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직접적인 온실가스의 하나로 알려진 매탄을 발생시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올해 1월 대만 환경보호국(EPA)은 범칙금을 180만달러로 확정하고 쓰레기 분리수거제도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했다. 쓰레기 분리수거제도 전면 시행은 우리나라보다 한 해 늦었지만 IT가 접목된 대만 정부의 쓰레기 처리시스템을 살펴보면 참으로 놀랄 만하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과 이동통신기기가 쓰레기 수거 차량에 직접 장착됐다. 이에 따라 쓰레기 분리수거 차량의 위치정보가 30초마다 EPA에 접수돼 불법 폐기가 불가능해졌고 쓰레기 처리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됐다.
산업폐기물 관리는 가정용 쓰레기보다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통제되고 있다. 대만 EP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대만에서 발생된 전체 산업폐기물의 약 73%에 이르는 813만톤이 폐기물 관리시스템을 통해 재사용됐다. 70%가 넘는 산업폐기물의 재사용률은 산업폐기물 발생과 처리의 전 과정에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시켜 성공적으로 해결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대만의 산업폐기물 처리시스템은 산업폐기물 포털사이트(http://waste.epa.gov.tw)를 중심으로 장비 통합이 이루어졌다. 산업폐기물 수송 차량에는 우노(UNO)라 불리는 차량용 모바일 컴퓨터와 GPS, 스마트카드 판독시스템, 이동통신시스템 등 첨단 IT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 장비들을 기반으로 폐기물 운반 차량의 모든 운행정보는 실시간으로 중앙서버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이렇게 수집된 디지털 정보는 폐기물 처리 과정을 감시함은 물론이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산업폐기물의 불법 폐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모든 폐기물에 스마트카드 장착이 의무화돼 있으며, 각각의 산업폐기물에는 이름표와 같은 카드가 장착된다. 폐기물 운송 전에 차량의 카드 판독기를 통해 운반할 폐기물의 자세한 정보가 읽혀 폐기물 포털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보고된다.
첨단 IT시스템이 적용된 관리시스템을 통해 대만 정부는 지난해 산업폐기물 발생 총량의 96%에 이르는 1200여만톤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산업폐기물 포털 사이트는 하루 평균 1만개 이상의 기업이 접속하고 월 평균 80만건에 이르는 산업폐기물 정보가 관리될 정도로 일반적이고 유용한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산업폐기물 양산에 영향을 끼쳐온 IT산업이 풍요로운 미래 사회 건설을 앞당기는 첫 번째 시도를 대만이 보여주었다. 대만의 이 같은 사례는 환경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세계 각국이 벤치마킹 사례로 삼고 있다.
폐기물 관리시스템은 차량용 컴퓨터, 위치추적 및 이동통신 기술, 스마트카드 시스템과 인터넷 서비스 등 여러 가지 IT가 유기적으로 결합됐지만, 최신 기술만이 전부는 아니다. 적용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공익적 투자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국부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 육성돼온 IT산업은 산업폐기물 양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다. 오랜 기간 숙성된 국내 IT산업은 이제 현재와 미래의 우리를 위한 환경문제 해결사로 나설 때가 됐다.
국내 IT가 환경보호의 새로운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기술 구현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정부의 의지와 환경보호에 대한 기업 의식이 합쳐진 컨소시엄 구성이 선행돼야 한다.
IT를 활용한 환경보호는 기술의 문제이기보다는 실행 주체의 의지와 의식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성용 어드밴텍테크놀로지스 상무 maxjho@advan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