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세계 IPTV시장 아우른다

 유럽이 IPTV 분야에서 아시아와 미국을 압도하며 질주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 2003년 이탈리아·프랑스의 IPTV 상용화를 시작했으며 올들어서 서유럽 국가 대부분으로 확산됐다. 지난달에는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까지 가세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대륙 전체가 IPTV 시청권에 들어간 셈이다.

인터넷 초강국을 자부해 온 한국은 IPTV 분야 만큼은 EU국가에 한수 아래가 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유럽 IPTV, 급속 확산=프랑스는 유럽 IPTV 가입자의 절반인 170만 가구를 확보한 최대 시장이다. ISP업체인 프리가 총 126만명, 프랑스텔레콤이 30만명, 네프텔레콤이 1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특히 프랑스텔레콤은 연말까지 스페인과 영국, 폴란드에서 IP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는 2010년 프랑스의 IPTV가입자는 500만명으로 유럽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ISP인 패스트웹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87만 가구가 IPTV에 가입했다. 텔레콤이탈리아는 2004년 10월 IPTV를 시작했고 독일, 프랑스에도 IPTV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페인 텔레포니카는 ‘이미지니오 TV’란 브랜드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해 가입자 20만명을 넘겼다. 오는 2008년까지 IPTV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낙관했다.

스웨덴은 2004년, 노르웨이와 벨기에는 2005년에 일찌감치 IPTV를 도입했다. 오스트리아는 올해 3월, 네덜란드와 덴마크가 그 다음달 IPTV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은 지난달 ‘T-홈 인터넷 TV’라는 브랜드로 IPTV서비스를 시작했다.

스위스 최대의 통신회사 스위스콤은 이달 1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영국의 BT도 이달 ‘BT 비전’이라는 IPTV를 선보인다.

동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체코는 지난 9월초 텔레포니카O2가 ‘O2TV’라는 IPTV를 론칭해 약 4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헝가리는 도이치텔레콤 자회사인 T온라인이 지난달 IPTV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폴란드도 연내 IPTV서비스를 시작한다.

◇통신시장 포화로 IPTV 눈돌려=우선 유럽 통신 시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게 크다. 유럽의 대형 통신업체들은 통신 매출의 성장 둔화에 대비해 일찍부터 IPTV에 눈을 돌렸다.

제도적 뒷받침도 있었다. 대부분 EU국가들은 IPTV와 같은 융합서비스를 일단 통신서비스로 간주해 완화한 규제를 적용했다. 다른 나라 통신사업자라고 별다른 진입 장벽을 쌓지도 않는다.

여러 민족과 국가가 밀집해 다양한 문화도 IPTV와 같은 다채널 미디어의 성장에 이상적이다. EU는 지난 89년부터 ‘국경없는 TV’ 지침에 의거해 역내 영상사업을 장려하면서 IPTV에 필요한 콘텐츠의 양과 질이 높다.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서유럽내 IPTV가입자는 올해 330만명, 2010년에는 1670만 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