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TV·메가패스TV 등 통신사업자들이 운영하는 TV포털의 주력 콘텐츠로 지상파 재전송 프로그램이 아닌, 유아나 어린이 채널이 부상하는 등 시청 행태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TV포털 사업자들은 실시간 전송이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계절별 특집 편성은 물론이고 띠 편성까지 기획중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달 하나TV 가입자(6만5000명)의 콘텐츠 히트수 조사 결과, 유아 및 어린이 콘텐츠가 28.69%를 기록해 1위로 나타났다. MBC와 SBS 다시보기(25.3%), 영화(16.73%)가 뒤를 이었다. 지난 9월에도 유아 및 어린이 콘텐츠(32.40%), MBC와 SBS 다시보기(23.50%), 영화(19.91%) 순을 기록한 바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메가패스TV는 KBS·MBC·SBS 다시보기 서비스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영화, 키즈(영화와 유사한 수준), 애니메이션이 이었다. 특히 이들 4개 장르 총 히트수는 90%가 넘었다.
◇TV포털, 장기적으로 시청행태 변화 준다=TV포털이 기존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TV와 비교해 시청자들에게 주는 영향을 분석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나로텔레콤과 KT 가입자를 합쳐도 아직 10만에 못 미치고 서비스 개시도 1년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가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을 경우 오락이나 영화보다는 유아나 어린이, 청소년 등 자녀 교육용 콘텐츠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최근 교육용 콘텐츠를 잇달아 보강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박창희 교수(숭실대 언론정보학과)는 “당장 의미있는 변화를 분석할 수는 없지만 TV포털이나 IPTV가 시청자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성·편재성·수용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시청행동 패턴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업자들 “점점 TV처럼”=사업자들은 TV포털의 다음 단계인 IPTV 상용 서비스 전 킬러 콘텐츠로 인식되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하나TV에 대해 시즌별 특집 편성에 나섰다. 지난 추석 때는 ‘한가위 특집’ 채널을 마련해 의미있는 성과를 얻어냈다. 한가위 특집코너 ‘에로스’가 7.46%에 육박하는 히트수를 기록했던 것. 올 겨울에는 ‘가족 사랑 특집’을 편성, 영화·다큐멘터리·교육 가운데 가족 관련 콘텐츠를 집중 선보일 예정이다.
또 ‘묶음 편성’ 전략도 도입하기로 했다. 주문형비디오(VoD)와 IPTV의 중간 단계로 콘텐츠 선택을 줄이고 논스톱 형식으로 마치 실시간 방송처럼 전송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상파처럼 아침에는 아침방송, 매 시각 정각에는 뉴스 채널, 저녁시간대에는 킬러 드라마 등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용자 취향에 맞는 색션 뉴스 만들기도 시도할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IPTV나 TV포털은 결국 수동적인 TV시청 행태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콘텐츠 선택의 불편을 줄이고 시청자 훈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제도적 보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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