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쇼핑철인 할러데이 시즌(11∼12월)에 가전제품과 PC 매출 및 판매가 저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P에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할러데이 시즌에는 2종의 비디오 게임기가 새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TV·카메라·휴대형 음악 플레이어 등 기존 가전제품 및 컴퓨터·휴대폰 등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 로이터통신은 노트북 배터리 리콜 사태와 MS의 윈도 비스타 출시 연기 등의 영향으로 할러데이 시즌 PC(데스크톱과 노트북PC 포함)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경=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할러데이 시즌에 가전제품 판매와 매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평면TV 등 여러 제품의 가격 하락 △디지털 카메라 시장 성숙 △게임기 신제품의 공급 부족 예상 △대박을 터뜨릴 만한 다른 제품이 등장할 전망 없음 등이 주된 이유다.
애플 컴퓨터는 지난해 10∼12월에 휴대형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1400만대나 판매했고 올해 1∼9월에도 아이팟을 2500만대나 판매했다. 그러나 애플조차 치열한 시장 경쟁 탓에 올 가을 선보인 아이팟 새 모델 일부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차세대 DVD 플레이어의 경우 블루레이 진영과 HD DVD 진영의 표준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점이 소비자들의 구입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
소니의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3’와 닌텐도의 ‘위(Wii)’는 이달 중순께 미국에서 각각 500∼600달러와 250달러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들도 상당한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자들의 선물 구입 경향과 예산도 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 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올해 많은 소비자들은 할러데이 선물로 옷이나 장난감 등을 구입할 예정이다.
할러데이 선물로 가전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 CE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들은 올해 가전제품 선물에 평균 200달러 정도를 지출할 계획이다. 게임기 한대만 구입해도 이 정도 금액을 넘어서므로 다른 가전제품에 쓸 돈은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PC의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윈도 운용체계(OS)인 ‘윈도 비스타’의 출시 시기를 당초 올해말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한 것이 판매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부 PC업체와 MS는 소비자들이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기 전에 컴퓨터를 구입하도록 이끌기 위해 OS 업그레이드를 위한 쿠폰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전망=미국 가전제품협회(CEA)는 디지털 카메라·아이팟·평면TV의 판매가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해부터는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EA는 미국 시장 가전제품 매출이 2003년 7% 증가했고, 2004년과 2005년엔 각각 10% 이상 증가했지만, 올해부터는 매출 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시장 가전제품 매출은 올해 작년 대비 9% 증가한 1400억달러에 이르고, 내년엔 올해 대비 6.7% 증가한 149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컴퓨터와 휴대폰을 제외한 전세계 가전제품 매출은 2003년에 전년 대비 9% 증가한 2340억달러, 2004년엔 12% 증가한 2610억달러, 지난해엔 13% 증가한 2950억달러였다. 그러나 올해는 2.4% 증가한 30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정소영기자@가전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