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통신 영역의 수직 계열화에 머물렀던 KT 자회사들은 최근 금융에서 광고까지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다. 일부 자회사는 나아가 모기업인 KT의 미래 비전을 앞서 체험하는 척후병 역할까지 떠맡았다.
KT는 자회사에 사업구조 조정과 미래 비전 수립을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어 지형도 변화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금융여신 업에 이어 자산관리까지=KT는 최근 여신전문 금융기업인 KT캐피탈을 신설했다. 기존 자회사인 KT렌탈에서 인적분할을 해 1000억원을 출자, 설립했다. 신설 KT캐피탈은 여신업무 외에 리스·할부금융·고객채권관리·펀드·벤처캐피털 등 광범위한 금융업무를 맡는다.
KT는 이어 연말께 자산관리 전문기업 계열사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기존 업체 인수에 추가 출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기업은 KT부동산 등 자산관리 업무 전반은 물론이고 홈네트워크와 관련된 신규사업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는 지난해 영화제작 전문기업인 싸이더스를 계열 편입시키고 KTF의 출자 형태로 모바일 광고 및 마케팅 전문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자회사 사업 조정, 여전히 진행형=기존 자회사의 변신도 지속됐다.
KT캐피탈이 1986년에 설립된 한국정보통시진흥(KT렌탈)의 변신 과정에 나타난 기업이라면 공중전화사업으로 시작한 KT링커스 역시 90년대 후반 보안사업(KT텔레캅)을 추가한 이후 이달 15일을 기해 다시 두 개로 쪼개질 예정이다. KT링커스는 기존 법인으로 공중전화사업을 맡고 신설법인은 ‘KT시큐리티(가칭)’라는 이름으로 보안사업만 다룬다. 두 기업 모두 분할 이후 신규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별정통신 및 NI로 출발한 KT네트웍스도 최근 들어 영상·보안 등 통신기기 및 IT장비 유통 사업을 추가하며 사업 구조를 다각화했다. KT네트웍스는 KT가 SI사업을 강화하면서 사업 충돌 등으로 인해 변화 요구를 받아왔다. TRS 분야의 KT파워텔이나 해저케이블선박 분야의 KT서브마린도 특정 시장에 독보적인 영향력이 있으나 본사는 기업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구조개선 요구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경쟁력 있는 자회사만이 ‘KT그룹’에 속한다=KT는 남중수 사장 부임 첫해인 지난해에 자회사관리를 더욱 강화했다. 자회사 사장의 경우 경영약속은 물론이고 분기별 실적을 평가해 재임 여부를 결정한다. 2000년 전후, 사내벤처 형태로 KT가 1∼2%의 지분을 출자해 만든 수십개의 기업은 중기적으로 관계를 정리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만 5개 기업이 KT 상호를 변경했다. 이런 KT의 행보는 민영화된 후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경영목표가 중요한 지표로 부각되면서 KT가 그룹 차원에서 자회사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사업구조를 바꾸고 미래를 준비하는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사전 포석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KT 자회사 관리를 맡고 있는 이대산 상무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는 KT 본체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며 “현재의 수익성은 물론이고 향후 기업 전망을 고려한 자회사의 업무 조정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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