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IPTV 서비스 법제화가 예상보다 미뤄지면 지상파 재전송 없는 TV포털 모델로 사업을 강행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도 콘텐츠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실시간 재전송 없는 IPTV 준비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7일 오후 열린 KT 실적발표 및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권행민 재무실장(CFO)은 “IPTV 내년 하반기 상용서비스 계획은 상반기 법제화 완료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 것이 지연되면 내년 상반기 채널(실시간 지상파 재전송)없는 주문형비디오(VoD) 형태의 IPTV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 실시간 지상파 없는 IPTV 준비= KT가 ‘실시간 지상파’없는 IPTV 모델을 구체화한 것은 IPTV 서비스 법제화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것은 어렵사리 시작한 시범사업조차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을 실시간으로 재전송하는 게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아직 지상파 재전송을 포기하긴 이르지만 최악의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서비스 중인 TV포털 ‘메가패스TV’에 TV뱅킹과 호스팅(커뮤니티TV) 등 부가서비스 등을 포함,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권행민 실장은 IPTV 콘텐츠 확보를 위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협력 방안도 밝혔다.
권 실장은 “KT가 보유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는 IPTV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입자에 100%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스카이라이프와의 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T는 또 와이브로에 지금까지 23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 연말까지 서울 및 수도권 도달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5000억원을 투자하고 오는 2010년까지는 1조원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 30% 이상 하락 등 수익성 악화=이에 앞서 KT는 실적발표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3.5% 감소한 43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신시장 경쟁심화로 판매수수료 증가 △PCS재판매로 인한 상품 원가 증가로 영업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어났지만 본업보다는 부동산 사업과 이동통신 재판매 등이 주효했다.
KT의 매출목표 달성 여부도 관심이다. 올 매출 목표 11조7000억원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2조8470억원 이상을 벌어야 한다.
KT가 연초에 지난해에 비해 매출 목표를 하향한데 이어 애초 설정한 매출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하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KT는 그러나 와이브로와 IPTV 사업을 벌이는 내년만큼은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자신했다. 문제는 어느 것 하나 자력으로 하기 힘들어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시간 재전송 없는 IPTV 사업 추진은 바로 KT의 절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조인혜·손재권기자@전자신문, ihcho·gjack@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T 2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