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별정사업자들이 070 인터넷전화 이용대가와 정산방식을 둘러싼 2년간의 분쟁을 끝내고 정보통신부도 망 이용대가 인하 의지를 밝혀 사업 활성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인터넷전화(VoIP)는 각종 결합상품을 축으로 한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의 최대 변수여서 이번 합의의 의미가 적지 않다.
9일 KT와 별정사업자에 따르면 삼성네트웍스, 애니유저넷, 새롬리더스, 무한넷코리아 등 별정사업자들은 1500원인 착발신 인터넷 전화 망이용대가를 정산하되, KT가 별정사업자들에 주는 ‘별정착신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KT는 별정사업자와 착신연동료를 별도 합의키로 했다. 양측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인터넷전화의 새로운 돌파구 열어= 070 인터넷전화 시작 2년. 그러나 37개 기간·별정사업자가 그러모은 총가입자수는 88만명, 월매출은 76억원. 인터넷전화 사업의 초라한 현실이다.
망이용대가와 정산방식을 둘러싼 분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결책이 안보이자 국회 과기정위 변재일 의원은 국정감사 “인터넷전화에 070 식별번호를 부여하지 말라. 활성화도 안되고 이용자도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문할 정도였다.
이 점에서 전격 합의는 의미가 적지 않다. 사업상 회계를 더욱 투명하게 했으며 품질보장(QoS), 정전시 긴급통신 등 남은 현안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화는 결합상품 제도 마련시 정통부가 KT의 일반 전화선(PSTN)을 통한 유선전화의 대체 상품으로 제시될 게 유력하다. 정산방식 합의 등 제도화가 불가피했다. 결국 유무선 결합상품 고시 제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망이용대가 인하= 정통부가 향후 망 이용대가를 더 낮출 뜻을 비친 것은 더욱 긍정적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지난 2005년 8월에 마련한 1500원의 망이용대가는 국내외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내년에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인터넷사업자(ISP)의 망을 이용하면 대가를 지불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도 큰 의미다. 광대역통합망(BcN) 및 웹2.0 시대 상호접속 원칙에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망이용대가는 초고속인터넷 평균 요금(3만원)에 대역폭 중 인터넷전화의 비중(5%)를 고려해 산정됐다. 그러나 평균요금은 2만 5000원대로 떨어지고 있으며 대역폭도 재산정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뿐만 아니라 앞으로 IPTV, UCC 등 TV포털 및 동영상 제공 사업에도 망이용대가 이슈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라며 “기왕이면 대폭 인하해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와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들이 합리적으로 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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