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지역에서도 ‘프리미엄 폰’ 수요가 점차 열리고 있다. 그 동안 이들 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전 세계에서 휴대폰 시장 성장률이 높지만 주로 저가 폰 위주로 수요가 형성됐다. 메이저 휴대폰 업체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듀얼 브랜드’ 전략을 적극 취하고 있다.
인베스트 비즈니스 데일리 등 주요 외신은 ‘저가폰 독무대’로 알려진 브릭스 지역에서 주요 휴대폰 업체가 프리미엄 폰 수요를 겨냥한 공격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들 대부분의 국가가 점차 3세대(3G) 서비스 위주로 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잠재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키아는 최근 중국·인도 시장에 멀티미디어 프리미엄 폰 ‘N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회사 테로 오잔페라 CTO는 “더 이상 보급형 제품만으로 신흥 시장을 공략하기는 한계가 있다” 라며 “인도와 같은 나라는 저가와 고가 제품 중심으로 양극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도 중국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스마트 폰 ‘밍’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토로라 알렌 버너스 부사장은 “중국은 2(G)세대 서비스로 기껏해야 단문 메시지 정도를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3G로 넘어갈 추세여서 중고가 시장에서 모토로라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까지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메릴린치의 한 시장 분석가는 “개발도상국 등 성장성이 두드러진 이들 국가는 2007년부터 휴대폰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컬러 화면을 지원하고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거나 MP3 등을 지원하는 제품 위주로 새로운 수요를 예고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브라질의 경우 비보가 일부 지역에서 3G 서비스를 제안중이며 정부는 2007년 3G 주파수를 경매에 붙일 예정이다. 러시아와 인도도 3G 주파수 대역을 분배 중이고 중국도 늦어도 2008년까지 3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의 투옹 누엔 애널리스트는 “개발도상국가에서 휴대폰은 자동차·옷과 함께 가장 바꾸고 싶은 물건 중의 하나”라며 “이런 추세를 볼 때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 잠재성은 높다”고 말했다.
메릴린치는 2007년 브릭스 지역을 포함한 아프리카·중동·동구권에서 전세계 휴대폰 수요의 63%(2003년 4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성장세가 높지만 대부분의 30∼40달러 수준의 저가 폰 위주로 시장을 형성하고 월 통화료도 10∼15달러 정도로 내다 봤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