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치열한 글로벌 경쟁 체제 아래서 반도체산업에 종사하는 각 기업은 생존을 위한 각고의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국내 소자기업은 일정 수준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장비·재료산업의 실질적 경쟁력 향상이 요구된다.
상생을 통한 반도체 업계의 진정한 윈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비·재료업체의 끊임없는 개발 노력으로 남보다 앞선 기술을 통해 소자·장비·재료업체의 질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프로그램은 이러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이 같은 양동전략이 회원사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며, 더 나아가 국가 전체의 종합 경쟁력이 한층 개선될 것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5년 말 기준으로 2350억달러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올해는 2600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당분간 매년 10%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반도체의 적용 범위가 PC를 넘어 모바일·디지털가전·자동차·바이오·로봇·유비쿼터스 네트워크 등 전 산업 분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그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산업은 세계 공급량의 10%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뿐만 아니라 생산력 측면에서도 가히 반도체 강국이라 할 만하다. 또 국내산업에 있어서도 생산되는 반도체의 90% 이상은 수출이고, 국가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기술력도 한 발 앞서 있다. 우리나라는 64M D램부터 4G D램까지 4세대 연속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고성능 DDR의 선행 출시 등 고성능·고집적 메모리의 선행 개발에 거듭 성공하고 있다. 99년 256Mb를 시작으로 플래시메모리의 집적도를 매년 2배씩 증가시키는 반도체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의 반도체기술이 선진기업의 경쟁목표가 될 만큼 세계적 리더로서의 위상을 구축했다.
이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한 업계 종사자들의 헌신뿐 아니라 정부, 유관기관 및 학계의 지원이 없었으면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에 비해 국내 장비·재료산업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국내 사용 장비의 국산화율이 18%, 재료의 국산화율이 49%인 것만 봐도 세계적 기술 수준을 갖춘 국내 소자산업과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지난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계는 산자부를 중심으로 준비하는 ‘성능평가팹사업’ ‘수급기업펀드지원사업’ ‘나노반도체장비상용화사업’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데 약속했다. 이 사업은 국내 중소기업 정착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참여업체들은 대·중소기업 상생 발전이라는 취지에 따라 모두 적극 노력할 것으로 믿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되면 현재 장비 18%, 재료 49%인 국산화율을 장비 50%, 재료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를 통해 국내 중소 장비·재료업체들의 수준이 선진수준까지 향상되고, 국내 대·중소기업이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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