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를 HP·델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해 말 중국 레노버 그룹 사령탑으로 새로 취임한 빌 아멜리오 CEO는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레노버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많은 일을 했다”며 “글로벌 브랜드로 레노버를 만드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인도·브라질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IBM PC사업부를 인수하고 일약 전 세계 PC시장의 ‘넘버3’로 떠오른 레노버는 중국 현지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지만 IBM 당시 주력 시장이었던 미국에서는 순이익이 16%가 떨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미국이 전략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레노버 일부 지분을 중국 정부가 갖고 있어 정보 보안과 같은 문제로 미국 공공 시장에서 고전했던 건 사실입니다. 이제 중소형 기업과 소비자 시장에서 만회할 계획입니다. 또 축구·NBA·올림픽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레노버 브랜드 가치를 올려 놓겠습니다.”
그는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을 겨냥해 100∼150달러 대의 전략 상품도 구상 중이다.
“중국과 인도가 타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데 소비자가 은행에서 일종의 컴퓨터 구매 카드를 구입하면 시간제 형태로 PC를 빌려 줘 값비싼 PC 가격의 부담을 덜어 주자는 아이디어입니다.”
아멜리오 CEO는 레노버/IBM 차세대 라인 업과 관련해 “지문 인식 등을 통해 보안 기능을 강화한 제품과 차량이 전복될 때 파손을 막는 자동차 ‘롤 케이지(roll cage)’ 기능을 노트북에 접목하는 등 내구성을 높인 제품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