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내년도에 IT중소기업에 대한 융자 2611억원을 포함해 총 4015억원을 IT중소기업 육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IT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중소기업의 자생력과 잠재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정통부의 이번 방침은 지난 2005년 마련된 IT SMERP(Small & Medium Enterprises Re-vitalization Program)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그동안 IT SMERP정책은 IT중소기업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었고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시장밀착형 정책을 편 것은 바람직했다고 본다. 정부와 기업 간 의사소통 채널 확대를 위해 47개 업종별 전문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했고 여기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외국인 고용추천제(IT카드) 개선, 고가장비 공동활용 방안 등을 마련해 시행한 것도 그렇다. 현금 결제율 제고, 하도급 표준 계약서 도입 확산 등을 통해 통신사업자와 장비 납품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분위기 확산에 일조한 것도 성과라고 하겠다. 우수 IT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전시회나 로드쇼 등의 공간을 제공해 IT중소기업들에 해외 진출의 기회를 제공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이 같은 IT중소기업 육성책 덕분에 IT중소기업의 생산액은 지난 2003년 57조원에서 지난해 69조원 규모로 확대됐고 전체 혁신형 중소기업에서 IT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8.4%로 높아졌다. IT중소기업을 빼고서는 중소기업 정책을 논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니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IT SMERP정책이 좀더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정통부·중기청 등 정부 각 부처 간 중소기업 정책의 연계성을 높이는 일이 절실하다. 물론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정통부와 중기청이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국민이나 중소기업 시각에서는 왜 중소기업 정책이 양쪽에서 나오는지 납득하기 쉽지 않다. 무엇이 다른지도 헷갈린다. 조만간 정통부와 중기청이 전략적으로 제휴해 IT중소기업에 더욱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혹시라도 다른 부처와의 관할권 또는 영역 문제로 전체 혁신형 중소기업에서 38%를 차지하는 IT중소기업이 홀대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런 것이 다 기우이기를 바란다. 가령 중기청 소관인 모태펀드에 IT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부족하다면 좀더 많은 IT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통부가 내년에 추진할 24개 중기지원 세부과제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한다. △IT기업의 인수합병(M&A) 활성화 △상생협력 우수사업자에 인센티브 제공 △신기술 제품(NEP)· GS인증 제품 등 우수 IT제품의 지원 강화 △IT중소기업의 산업기능 요원 및 외국인 고용 추천 확대 등이 현안이다. 쉽지 않겠지만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지원조직과 의사소통 시스템의 개선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업종별로 구성돼 있는 전문협의회에 수출·마케팅 등 기능별 협의회를 두는 방안도 좋은 대안이다. 시장 상황에 맞게 전문협의회 등 의사소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올 초 정통부가 IT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중소기업지원팀과 산하 조직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타 부처 관계기관 간 협조체계도 더욱 긴밀하고 유연하게 이뤄져야 한다.
마침 24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코엑스에서 ‘IT SMERP 2006’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가 전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 정책 전반을 반추하고 개선안을 이끌어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