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피싱(Phishing)’ 혐의자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벌이고 있다.
MS는 22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신원 정보(ID) 절도를 주제로 열린 유럽연합(EU) 콘퍼런스에서 지난 8개월 동안 유럽과 중동에서 피싱 혐의자에 대해 129건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형사소송=129건 소송 중에서 75%인 97건은 형사소송이다. 여기서 형사소송은 MS가 진짜 범인이라고 믿는 사람을 겨냥한 반면, 민사소송은 주로 범죄의사가 없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다. MS가 제기한 피싱 관련 소송에서 터키 법원은 피소된 피싱 범죄자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특히 10대를 대상으로 한 4건의 사건은 MS가 지난 3월 내놓은 ‘글로벌 피싱 집행 구상’의 결과로 법원 밖에서 합의됐다. MS는 1290∼2570달러 정도 되는 소송 합의금이 청소년의 피싱을 자제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S 관계자는 “이 정도의 합의금은 그들의 부모를 매우 화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형사소송 중 50건은 터키에서 이뤄졌다. 또 형사 소송 28건은 독일에서, 11건은 프랑스에서 이뤄졌다. 영국은 32건 중 18건의 판결을 이끌어 냈다. 소송은 아랍에미리트공화국의 두바이와 이탈리아·모로코·네덜랜드에서도 제기됐다.
◇피싱, 올해 상반기에 두 배 증가=피싱은 금융기관이나 합법적 단체로 가장한 내용의 e메일을 보내 수신자가 e메일에 적힌 웹사이트 링크에 들어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함으로써 정보를 빼내는 사기행위로, 지난 몇 년 동안 급격히 확산됐다. 보안 SW업체 시만텍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피싱은 올해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5만7000건에 달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올해 피싱으로 입은 피해 액수가 2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싱과 이에 따른 피해가 증가하자 MS의 법적 대응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낸시 앤더슨 MS 부법률고문은 “우리는 때때로 자체적으로 소송을 시작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법 집행기구와 함께 일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