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e스포츠협회 화해하다

 프로게임단 ‘칸’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의 이사회비 납부 거부로 표면화된 삼성전자와 한국e스포츠협회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본지 11월 8일자 13면 참조

 28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3월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사로 정식 가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삼성전자는 협회와 각 경기단에 6억원 상당의 경기용 PC 기증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창단 7년을 맞는 삼성전자 ‘칸’의 프로리그 출전 금지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e스포츠 판 자체를 깰 수 없다는 양측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단을 창단한 회원은 당연직으로 이사사가 되도록 정관 개정도 이뤄지면서 삼성전자가 자연스레 이사회에 가입하는 형태가 됐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e스포츠에 꾸준한 관심과 투자를 해 왔다”며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도 “e스포츠 초기부터 헌신해 온 (삼성)경기단과 협회가 상호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올해 들어 기업 후원을 받지 못하던 프로게임단들을 CJ·오리온 등 대기업·방송사 소속 게임단이 되도록 주선하고 이들 기업을 모두 이사 회원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협회 이사 기업으로서 정관에 따라 1억원의 연회비를 납부하라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종용을 거부했다. 삼성은 이사 회원사로 선임되지도,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납부 의무가 없고 회계 연도 중간에 예산 확보가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다.

 협회가 이에 맞서 “칸의 프로리그 출장 정지도 가능하다”는 강경 입장을 내면서 양측이 심각한 갈등양상을 보여 왔다. 이는 e스포츠의 주도권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협회 회장사인 SK텔레콤 등 두 거대기업의 신경전으로까지 해석되면서 e스포츠계의 우려를 사 왔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프로리그 규모 확대 등 e스포츠 저변 확대 △전용 경기장 등 e스포츠 인프라 확대 △e스포츠 국제화 및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e스포츠의 산업화를 위한 내년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또 공군게임단의 프로 리그 참가를 승인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