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시소모(sisomo): SIght, SOund, Motion이 세상을 움직인다
케빈 로버츠 지음, 이상민·최윤희 옮김, 서돌 펴냄, 2만4800원
TV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사람들은 TV 브라운관 속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동작과 소리에 매료돼 TV에 빠져들었다. TV는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고 과거를 재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실처럼 그려낸다. 지금은 TV뿐만 아니라 이동전화·PDA·노트북PC 등 스크린이 다양해질수록 우리는 보고 듣고 행동하는 데 점점 더 익숙해진다.
이 책의 저자 사치&사치 CEO인 케빈 로버츠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시소모(sisomo)’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시소모(sisomo)는 ‘스크린 위에 시각적인 요소(sight)와 청각적인 요소(sound) 그리고 동적 요소(motion)가 효과적으로 결합해 구현된 것’을 표현한 용어다. 스크린은 20세기가 탄생시킨 가장 강력한 도구며, 시소모는 스크린이 탄생시킨 가장 강력한 형식이다. 시소모는 스크린에 표현된 가장 영향력이 큰 감성적 콘텐츠다. 스크린이 없으면 시소모도 없다.
시소모는 이야기를 가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직접 마주앉아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누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느낄 수 있다. 시소모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우리는 시소모로 세상을 배운다. 즉,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미래형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중심이다.
존 실리 브라운은 “만약 당신이 스크린 언어를 모른다면 당신은 지식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상은 이제 스크린에 있다. 20세기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21세기는 디지털 시대다. TV 스크린에 갇혀 있던 시소모는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다양해진 스크린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다. 우리의 감성을 생생하게 두드리는 시소모는 이제 일상이 된다. 즉,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스크린이고, 스크린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시소모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새로운 파트너 관계를 형성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성은 아무리 허황된 이야기라도 사실처럼, 실제처럼 재현할 때 움직인다. 가슴 아픈 이야기는 더 사슴 저리게, 황당한 이야기는 더 실감나게, 분노를 자극하는 이야기는 대리 만족을 주는 게 바로 시소모다. 즉, 시소모는 소비자의 감성을 생동감 있게 자극한다. 시소모는 뼈대만 있는 이야기에 색깔과 옷을 입히고, 소리와 목소리를 담으며, 소비자가 자신의 이야기처럼 착각하도록 감성을 몰입하게 만든다. 비즈니스 마케팅의 핵심인 소비자의 감성은 시소모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늘 고민하는 마케팅과 광고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사업가들의 필요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사업가들에게는 시소모를 통한 새로운 사업 콘텐츠, 비즈니스와 광고업계에는 소비자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게다가 연극, 영화, 뮤지컬 등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사람과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 사진가에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텍스트와 컬러 이미지가 별개의 것이 아닌 하나로 엮어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지로 구현되는 시소모가 텍스트만이 가진 능력을 어떻게 뛰어넘는지 직접 경험하게 한 것도 독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