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기업의 생존 전략으로서 사회적 책임

[월요논단]기업의 생존 전략으로서 사회적 책임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이 1999년 스위스 세계 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주창한 ‘글로벌 콤팩트’가 반기문 UN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3000여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콤팩트는 기업이 단순한 사회공헌·윤리경영 등의 범주를 한 차원 넘어 인권·노동·반부패 등 인류 보편적 가치까지도 추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굳이 글로벌 콤팩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범위와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최근 전 세계적 추세다. 또 사회는 과거에 배고픈 이웃에게 빵을 나눠주는 것과 같은 단순 자선이나 기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기업에 더는 요구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사회 참여로 사회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 변화(소셜 체인지)에 기여하기를 요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외환위기 이후에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됐다. 기업이 사회공헌·환경경영·윤리경영·책임경영 등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를 조직에 반영하고 자원을 투입하는 등 기업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기업이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고 있다.

 사회공헌·윤리경영·책임경영·사회적 책임 등 기업은 왜 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거나 기업의 위기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서의 사회공헌 활동이나 사회적 책임은 사회에 이익이 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이익이 될 수는 없다. 미래학자 패트리셔 에버딘은 저서 ‘메가트렌드 2010’에서 이익 지상주의와 주주 만능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는 발전적 트렌드가 될 수 없으며 ‘깨어 있는 자본주의(conscious capitalism)’를 새 흐름으로 제시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시민의 역할 수행을 미래 경영의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하고 있다.

 경영 활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별개로 여기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미래에 생존하는 기업은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기업,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내부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사회적 책임이 경영의 중심 축으로서 전략과 비전·시스템·프로세스에 반영되고, 기업문화에 흡수되며 제품과 서비스에 투영되는 등 모든 경영활동에 수반돼야 할 것이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영전략을 포함한 제반 경영활동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맞물려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한 기업경영의 변화는 정부·기업·주주·고객·협력업체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소중한 기여가 될 것이다.

 향후 세계 경영환경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 분명하며 우리 기업들도 더욱 장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를 고민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컴퍼니로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kimsb@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