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과 삼성전자. IT기업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발을 들여놓고 싶은 대기업이다. 그러나 뜻이 있어 대기업을 마다하고 나온 두 사람이 있다. 이들은 웹비즈니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1인 미디어로 급부상한 웹2.0 기반의 블로그 사업에 올인했다.
태터앤컴퍼니 노정석대표(31세)와 김창원대표(32세)가 주인공이다. 노정석 대표는 학창 시절 유명 해커로 이름을 날리다 보안 업체 인젠에 합류했다. 노대표는 이후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에서 일을 했으며 NHN에 인수된 검색 업체 첫눈을 거쳐 지난해 10월 태터앤컴퍼니를 세웠다.
태터앤컴퍼니는 웹2.0 기반 설치형블로그인 ‘태터툴즈’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신생 웹2.0 전문벤처. 가입자만 30만명을 넘을 정도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SK텔레콤에서 개인화플랫폼 사업을 기획하다 핵심 트렌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개인이 생산하는 콘텐츠와 이를 마음껏 공유하는 미디어 플랫폼이 향후 IT비즈니스의 핵심 원동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노대표는 앞으로 유비쿼터스 공간에서 인터넷은 철저히 개인화할 것이며 개인화를 적극 지원하는 플랫폼이 득세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약 1개월 전 태터앤컴퍼니에 공동대표로 합류한 김창원대표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일했다. 유명 블로거로도 활동한 김대표는 수익모델이 분명치도 않은 웹2.0 벤처기업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벤처를 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주요 포털의 시장지배력이 확고한 국내 상황에서 벤처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더 나아가 해외의 유튜브나 플리커, 딜리셔스 등 이름있는 웹2.0 전문업체와 경쟁에서 당당하게 승리해 해외에서도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의 국내 벤처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이들은 한단계 도약을 준비한다. 오는 6일 포털 시장의 대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공동으로 블로그 전문서비스 ‘티스토리’를 내놓는다.
김대표는 “초기 200명으로 비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입소문이 퍼져 비공개시범서비스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1만여명이 비공개 시범서비스에 동참했다”며 “6일부터 진행하는 공개시범서비스 신청 첫날 5000여명의 신청이 쇄도하는 등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원하는 것은 개방형 웹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의 질적인 업그레이드다. 김대표는 “국내 포털의 웹검색시 새로 업데이트하는 웹문서의 대부분이 블로그의 콘텐츠인데 이 콘텐츠 중 대부분이 이른바 ‘펌질’을 이용한 변별력 떨어지는 콘텐츠”라며 “콘텐츠와 플랫폼 차별화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의 직원 17명. 그러나 매출은 아직 없다. 꿈이 있어 여태 결혼하지 않은 김대표와 아이까지 있지만 아이를 부모님에게 맡겨 볼 시간이 없다는 이들. “돈 아끼려고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파트너쉽을 구축했다”며 솔직하게 답변하는 이들에게 자유와 도전정신은 재산이다. 글로벌 벤처는 이들이 꾸는 꿈이다.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절반을 이룬 셈이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