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에너지 전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다.
단순히 필요한 양의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에너지 원을 개발해 환경과의 공생도 도모해야 한다.
먼 이야기 같아 보이는 에너지 전쟁의 전조는 이미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름이면 겪게 되는 냉방 전력난은 이미 익숙한 일이 됐고, 데이터센터 주변의 아파트는 잦은 정전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의 막대한 전기 소모량 때문이다. 또 데이터센터의 최대 고민은 나날이 증가하는 전기세로, 일부 데이터센터는 전력 차단기를 설치하는 극단의 조치까지 강구했다고 하니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하겠다.
IT기업도 이미 오래 전부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IT 기업들은 고성능을 유지하거나 더욱 높은 성능을 보이면서도 적은 전력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도 에너지 효율적 성능(energy efficient performance)의 기술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는 효율적인 에너지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더욱 섬세한 공정을 도입, 소비 전력을 낮추었다. 90나노 공정이던 반도체 공정을 60나노대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향후 40, 30나노대 공정까지 지속적으로 미세 공정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로 90나노 공정에 비해 65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제작하게 되면 트랜지스터의 스위칭 전력은 30% 감소되는 반면에 트랜지스터 성능은 20% 높아지게 된다. 또 CPU는 설계의 근간이 되는 아키텍처를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로 대체함으로써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텔리전트 파워 성능이라는 기술은 프로세서에서 가장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캐시 중 사용되지 않는 캐시를 절전 상태로 만들어 프로세서 전체의 전력 소모를 감소시킨다.
CPU 업계의 멀티 코어 프로세서는 에너지 효율적 성능에 한몫을 하고 있다. 싱글 코어 프로세서에서 성능 향상을 위해 클록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소비 전력도 함께 높아진다. 이런 성능과 소비 전력의 악순환은 계속돼 결국 성능 향상의 한계에 도달한다. 반면에 코어당 클록을 낮추면 에너지는 더 적게 소비하게 되고 다수의 코어를 하나의 프로세서에 탑재하면 전체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게 된다.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최소의 에너지로 높은 성능을 창출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에너지 효율적 성능을 기초로 2006년 중반 제온 5100 프로세서 제품군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싱글 코어 제품에 비해 3배의 성능 향상을 보이면서도 소비 전력은 40%나 절감됐다.
기업 시장과 국가의 에너지 관리 차원의 큰 그림을 논하지 않아도 에너지 효율적 성능은 우리 주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예를 들어 현재 PC 제조업체는 포화된 PC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가전 시장을 넘보고 있다. 가전 시장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PC의 전력 소모를 DVD 플레이어나 VCR 수준으로 끌어 내리고 동시에 발열과 소음도 가전 제품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멀티 코어 기반의 에너지 효율적 성능이 극대화된 프로세서의 도입이 선행돼야 하며, 관련 부품 업체도 에너지 효율적 성능이 우수한 제품 개발을 위해 공동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박성민 인텔코리아 마케팅본부장 sm.park@in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