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대폰 가입자의 상당수는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 업체 IDC가 최근 10대와 20대 이후 성인 남녀 2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5%가 올 3분기 동안 휴대폰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제외하면 어떤 데이터 서비스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비싸서 안쓴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ID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한 달 평균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지출은 3.7달러이며 젊은 연령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18∼24세 젊은 소비자들 중에도 절반에 가까운 47%는 요금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IT월드닷컴은 일반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다른 국가들보다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어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최초의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단문메시지서비스는 미국 시장에 널리 보급되기도 전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먼저 대히트를 쳤다. 이들 지역에서는 분당 음성 요금이 높은 반면 데이터 요금은 저렴했던 점이 주효한 것.
오늘날에는 미국에서도 SMS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가운데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은 분야로 꼽힌다. IDC 조사에 의하면 이동통신 가입자의 47%가 올 3분기 중 단문메시지를 보내거나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휴대폰 이용자가 가입한 뉴스나 스포츠·금융정보 서비스 업체로부터 온 문자가 전체 단문메시지 중 무려 4분의 1을 차지했다. 또 소비자의 5분의 1은 통화연결음을 이용한 경험이 있고 10분의 1은 모바일 게임이나 배경화면을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IDC 설문 응답자의 일부는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뿐더러 서비스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데이터 서비스가 네트워크에 부하를 가져와 음성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
부정적인 설문 결과에도 불구하고 IDC는 미국이 요금을 내리고 무선망을 개방한다면 향후 몇년 내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통신사업자들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걸러 제공하고 있다.
루이스 워드 IDC 애널리스트는 “무선인터넷 시장이 성장할수록 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를 제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앞으로 광고를 보는 대신 모바일 데이터를 무료로 이용하는 서비스 등이 늘어나면서 요금이 내리고 가입자도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이용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