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 이어지는 ‘스타 과학자 밀어주기’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선 연구개발자의 반목과 질시를 부르고 있다. 특히 ‘큰 상에 고액 연구비를 끼워주는 쏠림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추세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스타 과학자의 능력과 성과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과기부의 ‘젊은 과학자상’과 ‘한국과학상’을 받은 뒤 교육부로 바통이 넘어가 ‘국가 석학’으로 뽑히는 게 공식화되는 것 같다”며 “중간에 한국과학문화재단의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뽑히거나 다시 과기부가 선발하는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 ‘국가과학자’ 등에 등극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만 주는 게 아니라 많은 연구비를 함께 주니 정부 장학생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H 교수는 지난 99년 기하학 분야에서 15년간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던 ‘라자스펠트(Lazarsfeld) 예상’을 증명해 주목받은 이래로 한국과학상(2001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2006년 4월), 국가 석학지원 대상자(2006년 12월)로 승승장구했다. 지난 8월에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자’로 뽑혔다.
K 교수도 암 억제단백질, 혈관생성 상처치료 신물질, 새로운 염증유발 물질 등을 발견한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과학자상(2004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2006년)을 품에 안았다. 또 L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연구성과로 올 1월과 8월 국가석학과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자’에 잇따라 선발됐다.
젊은 과학자상에 5년간 매년 3000만원씩, 한국과학상에 5000만원,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에 3억원, 국가 석학에 최장 10년간 최대 20억원 등 이들에게 연구장려금도 몰린다. 국내 뇌과학 선두주자인 신희섭 KIST 신경과학센터장처럼 최고봉(국가과학자)에 오르면 최장 6년간 15억원씩 지원받는다. 국가지정연구실(NRL)사업과 같은 지원혜택은 거의 기본에 가깝다.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국가로부터 수백억원을 지원받았던 것에 비할 만큼 많은 액수는 아니고 주목할 연구성과를 내 분들이기는 하지만 너무 몰아주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