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소 어지럽혀진 콘크리트 바닥, 맛깔스럽게 보이는 핫 케이크 단지, 윙윙 거리는 컴퓨터 등 내부 전경은 여느 카페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카페에 있는 PC를 보면 무언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튼튼해 보이는 조이스틱, 눈동자로 움직이는 마우스 커서 등. 카페에 있는 모든 시설은 바로 장애인을 위한 정보기술(IT) 제품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전용 인터넷 카페가 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굿윌 인더스트리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체가 불편한 사람을 위한 인터넷 카페 ‘굿 바이트’를 미국 샌안토니오에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굿윌의 레베카 헬터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굿 바이트는 처음이자 마지막 인터넷 카페 모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굿윌이 이례적으로 굿 바이트를 연 것은 컴퓨터 활용 능력 결여가 바로 실직으로 이어지고 최소한의 인터넷 서핑을 위해서 감당하기 힘든 비용을 내야 하는 등 장애인이 철저하게 정보화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샌안토니오에 문을 연 굿 바이트는 AT&T가 자선 기금으로 12만5000달러를 기부하면서 가능했다. 눈동자로 움직일 수 있는 마우스 커서, 화면과 글자를 확대해 주는 소프트웨어, 특수 제작된 마우스와 키보드·조이스틱 등 모든 제품은 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됐다. 카페는 아직 장애인 전용 컴퓨터가 두 대에 불과하지만 연일 손발이 불편하거나 그동안 마땅한 컴퓨터가 없어 정보화에 목 말랐던 장애인들이 찾으면서 점차 지역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와 안경으로 웹 서핑이 가능한 ‘실버 닷 내비게이터’를 이용한 청각장애인 레시아 로드리구즈 씨는 “놀라운 세계를 경험해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