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유지보수 서비스가 정보기술(IT)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 발주자는 그동안 다양한 전산 인프라를 별도 계약함으로써 늘어나는 업무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는 이의 해답을 제시했다. 별도 계약 대신 턴키 발주로 예산 절감은 물론이고 장애 문제의 책임 소재도 분명해졌다. 또 전산 장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복구 시간도 단축시켰다.
그만큼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는 전문성을 요구한다. 최근 대기업이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통합 유지보수 업체가 대형 IT서비스 업체 같은 공룡과 대결해 살아남으려면 전문성을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업체는 프로젝트를 턴키로 수주하더라도 인프라와 관련된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는 대부분 아웃소싱에 의존한다. IT서비스 업체는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가 핵심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부분 이윤만 챙기면 유지보수 업체에 넘긴다. 이 과정의 가격 왜곡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올해 IT서비스 업체가 신규 수익 창출을 내세워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업체의 수익구조가 나빠졌다. 규모가 작은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업체가 IT서비스 업체에서 프로젝트를 도급해 실행하면서 시장 가격 구조가 엉망이 된 것이다.
그 결과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은 블루오션을 채 경험해 보기도 전에 레드오션이 돼버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문업체의 설 자리마저 사라질 전망이다. 그러면 왜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전문업체를 육성해야 하는가.
기업의 영속성, 전문 기술인력, 경영자의 인프라 유지보수 사업 집중 등이 고객에게 안정적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규모가 크고 직원도 많지만 여러 사업을 영위함에 따라 집중력이 전문업체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업체도 대기업과 맞서 싸워 시장을 지키려면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주요 벤더의 하드웨어·운용체계(O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보안장비 등을 처리할 수 있는 핵심 엔지니어를 아웃소싱 형태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다양한 하드웨어의 파트 수급을 위한 온라인 및 오프라인 형태의 조직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또 장애처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전국 거점에 지사와 전략적 제휴업체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 인력이 아닌 인프라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을 확보하고 통합 유지보수에만 전념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대기업처럼 다른 사업을 하면서 통합 유지보수 명패만 건다면 미래는 없다. 신기술과 이의 변화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장애처리를 위한 콜센터 운영도 필수다.
이들 조건을 갖춘 통합 유지보수 전문업체가 하루빨리 나와야 고객이 품질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기업 간의 정보공유와 공정 경쟁도 필요하다.
업체끼리는 경쟁하더라도 고객들은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무늬만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고객이 외면하면 시장도 사라진다. 대기업의 하도급 구조도 청산돼야 한다. 프로젝트만 수주하고 무책임하게 하청을 주면 고객이 질 좋은 서비스를 받기 힘들다.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는 단순한 유지보수가 아니다. 날로 복잡해지는 기업 전산환경은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의 필요성을 증폭시켰다. 서비스 업체는 기술을 축적해 고객에 비용 절감을 안겨줘야 한다. 만만히 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 업체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손관헌 진두아이에스 사장 khson@jindoo-i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