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가 난쟁이에서 유래됐다고?
재미있는 나노과학기술 여행
강찬형·금동화·김긍호·서상희·나노기술연구협의회 지음, 양문출판사 펴냄, 1만1000원,
‘나노(nano)’라는 단어는 최근 우리 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말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은나노, 나노공정, 탄소나노튜브 등은 이제 나노기술(NT)이 우리 시대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나노를 과학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단순히 ‘아주 작은 입자’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다. 나노는 그리스어 난쟁이(nanos)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미터의 크기다. 즉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 전자현미경을 통해야만 접근이 가능한 초미세 세계가 나노의 세계다. 따라서 NT는 10억분의 1 수준의 원자나 분자 단위를 다루는 초미세 가공 과학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NT는 우리 인류가 자연에서 배우고 모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식물의 잎과 줄기를 현미경으로 확대하면 나노 크기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으며, 흙속에 묻혀 있는 광물에도 나노소재가 숨겨져 있다.
현대 NT는 1959년 한 강연에서 리처드 파인먼 교수가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의 모든 내용을 하나의 핀 머리에 기록할 수 있다’고 제안함으로써 시작되었고, 1981년 스위스 IBM연구소가 원자의 결합상태를 볼 수 있는 주사터널링 현미경(STM)을 개발하면서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미래의 기술혁명을 주도할 NT는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환경에너지기술(ET) 등의 핵심적인 기반기술로서 우리 삶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증대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국가적으로 나노 관련 정책을 수립해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소재의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총서의 두 번째 도서인 이 책에서 저자들은 어렵고 먼 세계의 과학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 응용되고 활용되는 나노의 작은 세계를 살펴봄으로써 NT를 재미있게 읽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우리 조상이 이용한 NT와 최첨단 기술에 활용되는 NT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우리나라 NT의 현황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자들은 10분의 1 수준의 작은 세계, 즉 NT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파장까지 전망하고 있다.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