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PC·휴대폰 등 일반 전자제품의 수익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전체 하드웨어는 규모 면에서 10% 이상 증가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바닥까지 떨어져 주요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전했다.
특히 모바일 폰·뮤직 플레이어·내비게이션 등 컨버전스 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이런 추세가 심화되면서 일부에서는 마진율이 ‘저축 이자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점유율 상위 업체를 중심으로 볼 때 평균 마진율은 지난 10년 동안 2%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소니·삼성전자·파나소닉·샤프·필립스·LG전자 등 대표 전자업체의 수 년 동안 실적을 조사한 결과 평균 마진폭이 6%를 넘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데이터가 존재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볼 때 마진율은 2% 포인트 이상 추락했다.
반면 미국가전협회(CEA)는 지난 한 해에만 미국 가전 시장이 전년에 비해 13% 증가한 145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GfK도 지난해 상반기 유럽 가전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하는 등 전체 규모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LCD TV 선두업체 샤프는 최근 3년 동안 평균 마진율이 지난 2004년 5.4%, 2005년 5.9%, 지난해에는 5.8%로 6%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도 지난해 6∼9월 회계 분기에 6.3%를 기록했지만 TV·비디오 부문 이익률은 5.3%에 그쳤다.
가트너그룹 존 에르슨 연구원은 “이미 가전 산업은 수요와 공급 면에서 정상적인 사이클을 벗어난 상태”라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데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적정 가격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이서플라이 조사에 따르면 평면TV는 지난 2003년부터 평균 소매 가격이 20∼30%씩 하락, LG필립스LCD·삼성전자 등 주요 패널업체는 수익률 확보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태다. 올해도 전 세계 LCD TV 수요는 대수로는 6250만대로 57% 상승하지만 수익률은 매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드웨어 품목 중 수익률이 좋았던 휴대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휴대폰은 연간 시장 규모가 1300억달러(10억대)까지 상승했지만 주요 업체는 떨어지는 수익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위 4개 휴대폰 업체의 지난해 3분기 마진율은 11.6∼14.7%였다. 불과 수년 전 수익률이 20%까지 치솟았던 노키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 13%에 그쳤다. 모토로라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지난해 4분기 600만대의 단말기를 팔았음에도 매출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이미 시장에서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단말기 교체 수요로 유럽과 북미 시장은 한해 10% 가량의 매출 증가가 기대되지만 부품값 인하 등으로 단말기 가격이 비슷한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 ‘황금기가 끝났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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