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휴대폰 가격 얼마나 할까?”
새해부터 SK텔레콤, KTF 등이 3세대(G) 이동통신인 WCDMA/HSDPA 마케팅에 본격 나서기로 하면서 3G 전용폰(SBSM) 가격에 관심이 모아졌다. HSDPA는 기존 EVDO에 비해 한층 빨라진 네트워크를 강조하지만 아직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서비스를 찾지 못한 상태. 따라서 3G 가입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디자인과 성능, 가격 등에서 기존 2세대(G) 단말기에 비해 매력을 갖춰야 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초기 3G 가입자 경쟁의 최대 관건으로 단말기를 꼽는다.
◇2G 단말기 대비 5∼10만원 원가 상승=현재 이통사가 내놓는 2G 단말기는 30만원대의 저가형에서부터 40만원 중후반의 보급형, 50만원이 넘는 고가형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까지 추가되면 60∼70만원대까지 가격이 높아진다. 이통사들은 HSDPA 전용폰 가격이 기존 2G 단말기에 비해 10만원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3G 칩 가격이 비싼데다 빨라진 네트워크의 장점을 살리려면 디스플레이나 메모리 등도 2G 단말에 비해 부품 구성을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2G망과 3G망을 모두 접속할 수 있는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는 2G 단말기에 비해 15만원 이상 인상된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세계 WCDMA 시장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원가를 하락시키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2G와 3G 단말기 가격 격차가 5∼6만원대 수준으로 좁혀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30만원대 단말기 나오나=원가 상승 요소를 감안하면 초기 HSDPA 전용폰의 평균 가격은 50만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2세대 단말기의 보급형 라인업의 평균 가격이 40만원대 중후반인 점을 감안해 5∼10만원 정도의 원가 상승 요소를 반영한 것. 관심의 초점 중 하나는 3G 저가 단말기 가격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느냐의 문제. 이와관련 일부 제조사들이 무선인터넷플랫폼을 삭제한 채 개발 중인 단말기는 30만원 후반 또는 4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포팅 비용 및 개발 기간 단축 효과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위피 표준화 정책을 위배하는 내용이라 실제 출시가 가능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3G 보조금도 변수=이통사들은 2G 가입자들에게 약관에 따라 4만∼32만원의 보조금을 제공 중이다. 평균적으로 고객 한 사람이 받는 보조금은 10만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3세대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은 SK텔레콤이 30만원, KTF가 20만원이다. 3G 가입자가 10∼20만원이나 더 많은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3G 단말기가 2G 단말기에 비해 10만원 정도 비싸다고 해도 보조금으로 이를 충분히 보상하고 남는 수준이다. 다만 3G 가입자가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이통사들의 마케팅비용 부담도 늘어나 현행 보조금 수준을 계속 유지할 지도 변수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새해 국내 3G 가입자 시장을 300만∼500만명 수준으로 전망하는 등 업체나 기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며 “3G 단말기의 가격 및 디자인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에 따라 가입자 시장 규모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