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천국` 이 달 5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카네기멜론 대학의 미국 서해안 지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계 견학 프로그램에서 느낀 교훈이다. 픽사·드림웍스·일렉트로닉아츠 등 세계 콘텐츠 시장을 좌우하는 주요 업체는 끊임없는 재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지난 95년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카’에 이르기까지 만드는 작품마다 큰 성공을 거둔 3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는 아예 ‘픽사 유니버시티’라 불리는 전문적인 재교육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다. 직원들은 매주 일정 시간을 투자해 사내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핵심 목표는 ‘자신이 모르는 분야 이해하기’.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그림 그리기 수업을 듣고 디자인 아티스트는 기본 프로그래밍을 배운다.
랜디 넬슨 픽사 유니버시티 학장은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분야는 창의력과 기술적인 정교함이 동시에 필요하다”라며 “두 분야를 동시에 이해하는 인재만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교육 커리큘럼은 본인 업무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요가· 스포츠 등 취미활동도 제공된다. 본인 임무에만 매달려서는 정작 중요한 순간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 특정 분야에 지식이 있다면 직원 개인이 과목을 개설해 가르치기도 한다. 이런 재교육 프로그램은 이번에 방문한 업체 대부분이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었으며 그 방식도 다양했다.
교육과 관련해 또 한 가지 큰 특징은 상상 속의 미래를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가 과거 지식에서 수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의 직원 휴게실 옆에 마련된 자료 창고에는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게임 콘솔과 게임이 쌓여 있다. 게임 개발자는 수시로 이곳에 들러 고전 게임 속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경험하고 이를 어떻게 차세대 게임에 접목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드림웍스와 픽사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컨셉 아트와 스토리 보드도 직원에게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의 기회를 제공한다.
과거와 현재 지식을 잘 아울러 미래 창의력으로 나아가는 전략.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의 성공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