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매각키로 하면서 다시 노어 플래시 메모리 사업 철수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인텔은 16일(현지시각) 2006년 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15억달러로 전년대비 39%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 증시 전문가들이 집계한 예상치보다 다소 높긴 했지만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인텔에 대한 구조조정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지난해부터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한 것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보다 지난해 AMD와의 무리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 등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반도체 재고 증가로 가격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태세여서 2007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을 의식한 듯 인텔은 실적발표가 있던 이날 미 콜도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웨이퍼공장(팹 23)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팹23은 노어 플래시메모리를 주로 생산해 온 곳으로 인텔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수익이 악화된 노어 플래시 메모리 사업 철수 내지 축소를 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노어 플래시 메모리 사업이 수 년간 적자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팹23의 매각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모펀드 기관이 인텔과 ST마이크로의 노어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함께 인수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EE타임스는 또 글로브스라는 외신을 인용해 인텔이 이스라엘 키럇 갓에 있는 또 다른 노어 플래시 공장인 팹18 역시 매각을 전제로 소니에릭슨과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IDG뉴스 역시 팹18을 포함한 노어 플래시 사업을 매각하고 또 다른 이스라엘 소재 반도체 생산시설인 팹8의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경쟁업체인 ST마이크로가 인텔의 노어 플래시 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대해 인텔 이스라엘 대변인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으며 ST마이크로는 “루머”로 일축했다고 IDG뉴스는 전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